[정명의기자] 류중일 감독의 작전이 대성공을 거뒀다. 타순을 바꾼 것이 주효해 이승엽의 기념비적인 홈런 신기록으로 이어졌다.
류 감독은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줄곧 3번타자로 출전하던 이승엽의 타순을 4번으로 바꾼 것. 대신 4번타자였던 최형우가 3번으로 내려갔다.
경기 전 류 감독은 "분위기 전환이라는 의미"라며 "한 번 바꿔봤다"고 이날 타순 변화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한 것으로 일종의 '감'에 의한 변화였던 것이다.
단순한 변화같지만 이승엽이 4번타자로 출전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지난해 7월1일 대구 넥센전 이후 한 번도 '4번' 타순에는 자리한 적이 없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4번타자 이승엽'에게 찬스가 걸렸다. 선두타자 배영섭이 2루타를 치고나간 뒤 정형식과 최형우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것. 그러나 이승엽은 2사 2루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이어지는 2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1-1로 맞서던 3회초 1사 1,3루에서 다시 타석에 등장한 이승엽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윤희상의 5구째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352번째 홈런으로 양준혁(삼성, 은퇴)을 뛰어넘어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은 지난 15일 NC전에서 통산 351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두 경기에서 침묵을 지켰다. 16일 NC전에서는 6타수 무안타, 19일 SK전에서는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이같은 부진은 류 감독의 타순 변화를 낳았고 결국 신기록으로 이어졌다.
류 감독은 덕아웃에서 한참을 나와 홈런을 치고 돌아오는 이승엽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이승엽을 중심타선에 기용한 류 감독도 신기록의 당사자 이승엽만큼이나 기쁠 수밖에 없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