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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통산 홈런왕' 등극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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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활약으로 '전설의 반열' 등극… 후배들에 '큰 목표' 제시

[김형태기자] 통산 최다홈런은 홈런타자를 상징하는 훈장 중 가장 큰 영예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화려함의 극치라면 통산 최다홈런은 꾸준함의 상징이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의 예에서 알 수 있듯 통산 기록은 그 무엇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다. 한두 해 반짝하면 얻을 가능성이 있는 시즌 기록과 달리 통산 기록은 수십 년에 걸친 야구 인생 동안 한결같이 꾸준한 활약을 펼쳐야 수립이 가능하다.

◆'살아있는 전설' 등극

통산 352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삼성)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홈런타자로 역사에 남게 됐다. 20일 문학 SK전에서 3회초 스리런포로 시즌 7호,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352호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단일 시즌 최다홈런(56개, 2003년)에 이어 통산 최다홈런 기록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352'라는 숫자에는 이승엽 개인은 물론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몇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우선 이승엽은 명실상부한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은퇴를 하지 않은 현역 선수로서 당분간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올라 섰다. 프로야구 32년 역사에서 300홈런을 넘긴 선수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현역은 이승엽과 박경완(SK, 314개). 송지만(넥센, 310개) 뿐이다. 현실적으로 이승엽의 위치를 위협할 만한 선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KBO에서 활약하는 선수 가운데 이승엽 아성에 도절할 가장 가능성 있는 선수는 김태균(한화, 207개)이지만 이승엽과 격차가 무척 크다. 따라서 이승엽은 통산 홈런왕의 위치를 상당 기간 유지할 전망이다.

둘째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승엽은 올해로 프로 19년차다. 남들은 화려했던 순간만 떠올리지만 그 역시 야구가 안 돼 가슴 아파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야심차게 진출한 일본에서 2군으로 추락했을 때의 설움이 어땠는지는 그 자신밖에 알 수 없다.

그럴 때마다 그는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잠시 부침이 있어도 곧바로 극복했다. 밖으로 불만을 내비치기보다는 와신상담하며 만회할 때만을 기다렸다. 그 결과 이승엽이라는 이름은 '꾸준함의 상징'이 됐다. 선수 생활을 통틀어 30홈런 이상 시즌을 10차례 기록한 그는 한 자릿수 홈런에 그친 적이 3번에 불과하다.

◆한국 야구에 또 하나의 목표 제시

무엇보다 이승엽은 야구를 하는 후배들에게 커다란 목표를 던져줬다. 그가 세운 352홈런은 갓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큰 목표이자 따라 올라가야 할 큰 산이 됐다. "나도 이승엽처럼 되고 싶다"는 동기를 불특정 다수에게 부여한 것이다. 그의 홈런 기록은 어쩌면 제2, 제3의 이승엽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는지도 모른다.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프로데뷔 첫 해인 1995년 13홈런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9년간 324홈런을 쳐냈다. 8년에 걸친 일본 프로에선 모두 159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친정팀 삼성에 복귀한 뒤 현재까지 28개의 타구를 더 담장 밖으로 넘기며 마침내 진정한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문학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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