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성은 하위타선에 주로 배치된다. 올 시즌 7번타자 자리에 자주 기용됐다. 그런데 타순이 뒤로 밀려나 있다고 해서 방망이 실력이 처지는 건 아니다.
김민성은 시즌 개막 이후 23일까지 37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5리 18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4번타자 박병호(3할2푼6리)에 이어 팀내 타격 2위까지 올라섰다.
그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실로 오랜만에 중심타선인 3번으로 깜짝 기용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주로 3번타자를 맡았던 이택근을 1번으로 돌리고 김민성을 3번으로 끌어올리는 등 타순 변화를 줬다.
염 감독은 "이택근은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강했다"며 "최근 서건창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톱타자를 바꿨고 김민성은 반대로 좋은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서 3번에 기용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택근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 종종 톱타자로 뛴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1번으로 나선 건 LG 트윈스에서 뛰던 지난 2011년 10월 3일 잠실 두산전이다. 598일 만에 다시 한 번 리드오프 역할을 맡았다.
김민성이 3번타자를 맡은 것은 훨씬 더 오랜만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2009년 6월 12일 사직 넥센전에 3번타자로 나선 적이 있다. 무려 1천441일 만에 그는 다시 3번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김민성에게 타순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하다. 김민성은 이날 두산전에서 넥센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2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하나를 더해 네 차례나 살아나가는 활약을 펼쳤다. 넥센은 비록 이날 두산에게 연장 11회 접전 끝에 1-2로 졌지만, 김민성의 식지 않는 방망이는 염 감독의 마음에 들기에 충분했다.
두산과 주중 3연전을 끝낸 넥센은 24일부터 롯데를 만난다. 목동구장에서 치르는 롯데와 주말 3연전에서도 김민성의 방망이에 충분히 기대를 걸 만하다. 김민성이 3번 타순에 나왔을 때 기록한 통산 성적은 괜찮은 편이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3번타자로 18타수6안타를 쳐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각각 4할과 3할8푼9리였다.
반면 1번타자로 통산 451타수 135안타(12홈런) 47타점 타율 2할9푼9리를 기록하고 있는 이택근은 이날은 6타수 무안타(삼진 2개)에 그치며 공격 첨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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