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오는 6월 1일부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3 월드리그 조별 대륙간 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박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도 이제 3년째다. 박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우선 과제로 삼았던 2012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엔 실패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대표팀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 중인 박 감독은 21일 기자와 만나 "국제경쟁력이 예전과 같지 않은 대표팀에겐 이번 월드리그가 매우 중요하다"며 "내년에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도 있지만 앞서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2014 남자배구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소집된 대표팀 중 이번이 가장 낫다"고 했다. 대표팀은 지난 1일 충북 진천에 있는 제2 선수촌에 모였다. 그런데 다른 때와 견줘 차이가 있다.
부상 중이거나 컨디션이 뚝 떨어진 선수가 거의 없었다. 박 감독은 1차 소집에서 모두 14명의 대표선수를 불렀다. 예전같으면 부상과 재활 등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어려웠던 선수가 서너 명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빠진 선수 없이 14명 전원이 훈련을 계속했다.
오히려 월드리그 1, 2주차 경기에 나설 최종 엔트리 12명을 가리는 게 박 감독의 현재 고민이다. 박 감독은 "상대적으로 세계랭킹이 낮은 팀끼리 묶인 C조에 속했지만 이런 부분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FIVB가 새로 정한 월드리그 규정 때문에 대륙간 라운드에서 일본, 핀란드, 네덜란드와는 안방에서 경기를 치른다.
박 감독은 "이번 월드리그는 한국 남자배구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라며 "일본과 두 차례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꼭 그렇게 되도록 선수단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오는 6월 1일과 2일 화성체육관에서 일본과 맞대결한다.
박 감독은 상대 팀 전력 분석도 꼼꼼히 하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는 최근 세대교체를 했다"며 "그리고 캐나다는 한국 배구 경험이 풍부한 가빈 슈미트(터키 이르카스)가 있지만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번 월드리그에서 목표 승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일본과 치르는 두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다면 대표팀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높이가 좋은 핀란드를 제외하면 포르투갈도 대표팀이 승수를 챙길 수 있는 상대로 꼽을 만하다. 박 감독은 "V리그를 마친 뒤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들 보다는 아무래도 전광인(성균관대) 송명근(경기대) 등 대학선수들의 몸상태가 더 낫다"면서 "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얘기했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2011, 2012 월드리그에서 강호인 쿠바와 이탈리아의 발목을 잡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먼저 일본부터 넘어야 한다. 박 감독은 "준비를 잘 하고 있다"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꼭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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