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장)성호 형은 지명타자죠. 제가 1루수고." 롯데 자이언츠 박종윤은 지난해 11월 장성호의 트레이드 영입 소식을 전해 듣자 이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같은 좌타자로 1루 수비가 가능한 베테랑이 영입됐지만 박종윤은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장성호의 합류가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여겼다. 박종윤은 당시 "1루수로 먼저 나가지 않더라도 괜찮다"며 "선수 기용은 코칭스태프 권한"이라고 했다.
박종윤은 시범경기를 거쳐 올 시즌이 개막한 뒤에도 꾸준히 선발 1루수로 나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장성호가 1루를 지키고 박종윤이 벤치에 머무르는 횟수가 늘어났다.
신형 거포 김대우를 지명타자에 두면서 롯데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일어났다. 대신 박종윤은 '조커'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박종윤이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기어코 일을 냈다.
끌려가던 롯데가 6-7로 따라붙은 8회말. 2사 1, 2루 찬스가 계속된 상황에서 박기혁 타석에 대타로 박종윤이 등장했다. 김시진 감독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박종윤은 SK 세 번째 투수 전유수가 던진 4구째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1루 베이스 옆을 빠져나가는 주자 일소 역전 3루타가 됐다. 롯데는 박종윤의 2타점에 힘입어 SK에게 8-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박종윤은 24일 현재 시즌 타율이 2할4푼4리에 머물고 있지만 대타로 나왔을 때 타율은 6할6푼7리로 훨씬 높다. 또한 득점권 타율도 3할1푼3리로 괜찮은 편이다.
또한 박종윤은 이날 SK전 2타점을 더해 9타점으로 황재균(13타점)에 이어 팀내 타점 2위로 올라섰다. 박종윤은 득점권 타율에서는 황재균보다 앞선다. 김시진 감독이 최근 박종윤을 결정적인 순간 대타 카드로 자주 내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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