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한 뒤 23일 현재까지 9개 팀들은 적게는 15경기 많게는 18경기씩 치렀다. 시즌 초반이지만 가장 뜨거운 팀으로는 지난해에도 전반기까지 돌풍을 몰고왔던 넥센 히어로즈를 꼽을 수 있다.
넥센은 최근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면서 12승 6패의 성적으로 당당히 2위에 올라 있다. 9개 팀 수장들 중에서 유일한 초보 사령탑인 넥센 염경엽 감독의 표정도 덩달아 밝다.
하지만 남은 경기가 많다. 시즌 초반 호성적에 만족할 순 없는 노릇이다. 염 감독은 "마운드와 수비는 시즌 전부터 계획했던 대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타선이 조금 문제"라고 했다. 그는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포수를 제외하면 넥센 타선에서 염 감독이 분발을 요구하는 선수는 바로 테이블세터로 나서고 있는 장기영이다.
장기영은 타율 2할8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는 서건창(2할7푼6리)보다 좀 더 높다. 그러나 염 감독은 걱정이 있다. 장기영이 시즌 내내 그 정도 타율을 유지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하지만 지난해 기억을 돌이키면 장기영은 후반기 들어 타율을 많이 까먹었다. 염 감독은 장기영과 서건창의 꾸준한 동반 활약을 원하고 있다. 염 감독은 장기영에게 '큰 스윙은 피하라'고 강조한다.
염 감독은 "(장)기영이가 강정호, 박병호와 같은 스윙을 하면 안된다"며 "120~150% 힘을 발휘해서 배트를 돌리라는 게 아니다. 90% 정도 힘을 주고 스윙을 한다면 더 좋은 타구를 칠 수 있고 타율도 유지할 수 있다. 기영이에겐 팀 동료인 서건창과 김민성의 스윙이 참고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 모두 정확한 컨택을 위주로 방망이를 돌린다.
큰 스윙을 하다보면 타격폼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고 부담이 가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시즌 중후반 제 타격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염 감독도 현역 선수 시절 많이 경험해 본 일이다. 염 감독은 "기영이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습관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얘기했다.
장기영은 지난 시즌 프로데뷔 후 개인 최다인 8홈런을 쳤다. 올 시즌에도 벌써 대포 2방을 쏘아올렸다. 염 감독은 "하지만 홈런타자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기영이가 파워가 아닌 컨택에 좀 더 집중한다면 홈런도 자연스럽게 더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영에겐 스프링캠프부터 정규시즌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분명하다. 그가 숙제를 마친다면 넥센 타선의 짜임새는 더 촘촘해진다. 염 감독은 평소 "상대팀이 우리와 경기를 어렵게 치르는, 정말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을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기영이 염 감독의 바람처럼 제 역할을 꾸준히 해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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