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간한 2013 프로야구 공식 미디어가이드북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 박준서의 포지션은 내야수다.
그러나 박준서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비 하나를 더 챙겼다. 바로 외야수용 글러브다. 그는 지난 시즌 항상 2개의 글러브를 가방에 넣고 다녔다. 2루수용 글러브와 1루수용 미트였는데, 이젠 하나가 더 늘었다.
김주찬(KIA 타이거즈)이 떠난 롯데는 현재 외야 확실한 주전 한 자리가 비어있다. 전준우와 손아섭이 각각 붙박이 중견수와 우익수로 나서고 있지만 좌익수 자리는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박준서도 그래서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팀을 맡고 있던 지난 2010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박준서는 '외야 수비를 해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로이스터 감독도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박준서의 재능을 알아봤다.
박준서는 그 해 시범경기에서 대수비로 외야로 나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외야 수비를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올해 상황이 바뀌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박준서는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프로 데뷔 후 정규시즌에서 처음 외야수로 나섰다. 박준서는 외야 수비에 대해 "할 만하다"며 웃는다. 그는 "(내야수비와 견줘)특별히 다른 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 외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는 팀에 분명 쓸모가 있다. 하지만 고정된 자리가 없다보니 포지션 경쟁에선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박준서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건 나만의 특화된 장점"이라며 "어떤 자리에서 뛰더라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서는 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선 외야가 아닌 내야 수비를 했다. 8회 공수교대 후 조성환 대신 2루수로 들어가 경기를 뛰었다.
내, 외야를 겸하게 된 박준서는 "그래도 굳이 편한 자리를 고르라면 오랫동안 해오던 2루수를 꼽겠다"며 웃었다. 그는 "그리고 수비부담이 다른 포지션과 견줘 조금 덜한 1루수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프로 12년차를 맞는 박준서는 "지난 시즌처럼 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싶다"며 "대수비로 들어간다고 해도 최선을 다하는게 당연하다. 어느 자리에서건 일단 그라운드에 나가면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롯데 선수단은 지난 3월 25일 사직구장에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원제를 가졌다. 당시 선수들은 각자 뛰는 포지션으로 가서 고사를 지낸 막걸리를 부었다. 박준서는 내, 외야 교대로 막걸리를 뿌렸을까. 그러지는 않았다. 그는 1루 베이스로 갔다. 그는 "기원제를 지낸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1루였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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