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하향 평준화 양상을 보이던 세계 여자 피겨계를 한 순간에 업그레이드 시킨 '피겨여왕' 김연아(23)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13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얼굴에는 긴 여독을 숨기지 못한 듯 피로감이 묻어나왔다. 그렇지만 1천여명이 몰려든 환영 인파에 이내 미소를 찾으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정상에 오르도록 응원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걱정이 많았지만 좋은 성과를 냈다며 말문을 연 김연아는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줘 힘을 얻었고 너무나 잘 됐다"라고 국민들의 성원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전했다.
2006~2007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는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연이어 나선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첫 정상을 체험했고,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09 세계선수권 우승,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세계 최정상 선수로 성장한 자신에 대해 김연아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정상권 선수가) 될 수 없다. 가족, 코치, 트레이너 등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한 선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선수와 주변인들의 합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김연아' 탄생을 바라면서 뼈 있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연아는 이번 세계선수권 1등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의 출전권 3장을 획득했다. 당장 김해진(16, 과천고), 박소연(16, 신목고)이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에 나설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소치보다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해 활약할 세대다.
김연아는 "내 어린 시절보다는 너무나 환경이 좋아졌다. 피겨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라고 진단하면서도 "훈련할 수 있는 아이스링크가 많이 없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장해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선수들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춘 링크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해외 전지훈련도 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들도 주변의 도움은 물론 본인 스스로도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선수권대회 경험 등으로 멀리 보고 큰 목표를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많은 경험이 기량 발전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 선수들뿐 아니라 해외에서 급성장 중인 후배 피겨 선수들을 위한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해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한 그레이시 골드(18, 미국)와 리지준(17, 중국)은 김연아를 롤모델로 꼽았다.
모두 1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연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이번 선수권에 가보니 내가 모르는 선수들이 많았다. 전과 다른 분위기였고 나보다 많이 어려서 충격을 받았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뒤 "골드나 리지준은 나와 아사다 마오가 주니어에서 막 (시니어로) 올라왔을 때의 나이에 해당하는 선수들이다. 소치보다는 평창에서 잘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시니어의 경험 많이 필요할 것이다. 노련미와 경험이 더 쌓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 낼 것 같다. 나를 롤모델로 생각해줘서 고맙다"라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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