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5년 만에 홍성흔(36)-김동주(37)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 공격력 약화로 크게 고민했던 두산은 올 시즌 타선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두 베테랑 타자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구체적으로 김동주를 3루수에 이번 겨울 FA로 롯데에서 합류한 홍성흔은 지명타자 또는 1루수로 기용한다는 복안이다. 현재까지 진행 과정은 무척 만족스럽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진욱 두산 감독은 "지난 해 말이 많았던 타선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다.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했다"며 "결국 (김)동주가 3루수를 소화해주면 교통정리가 끝난다. 다행히 동주의 3루 복귀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간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66경기 출전에 그친 김동주는 명예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1998년 프로 데뷔 후 14년간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한 자존심을 반드시 회복하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 캠프를 알차게 소화했다고 주위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김 감독도 '3루수 김동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동주가 3루를 제대로 맡아주면 타선의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일단 시범경기를 자세히 지켜볼 생각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공격과 수비에서 제대로 된 모습만 보여주면 올 시즌 주전 3루수는 동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흔과 김동주가 함께 타선을 이끈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FA 시즌을 맞은 홍성흔은 119경기서 타율 3할3푼1리 8홈런 6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동주 또한 109경기서 타율 3할9리 18홈런 104타점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기록한 104타점은 김동주가 프로 15년간 거둔 단 2번 밖에 없는 세자릿수 타점이었다
5년 만에 다시 뭉친 이들이 이름값에 걸맞는 기량을 보여준다면 두산으로선 가장 큰 걱정거리를 덜게 된다. 포지션 중복 문제 해결은 물론 타선의 파괴력도 몰라보게 배가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이들은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들이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체력적인 문제가 불시에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팀 내에서 자신들의 위상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누구보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온 덕에 갑작스런 추락은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는 평가다.
5년 만에 다시 뭉친 '홍-김 포'가 두산의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두 손을 힘껏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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