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있는 선수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박흥식 타격코치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각각 롯데를 떠나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홍성흔, 김주찬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했다.
타선의 주축이었던 두 선수가 빠져나간 롯데는 외부 수혈에 의한 전력 보강이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베테랑 장성호가 현재까지는 전부다. 박 코치 말대로 기존 선수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 올 시즌 팀 과제가 됐다.
톱타자와 중심타자가 모두 빠져나간 전력 공백은 크다. 더구나 롯데는 지난해 이대호의 일본진출에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홍성흔까지 이적해 장거리포를 날려줄 힘있는 타자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박 코치는 "장거리 타자가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는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했다. 대포가 없다고 해서 점수를 못내라는 법은 없다. 우선 김주찬이 나간 톱타자 자리에는 마무리훈련부터 눈여겨봤던 신인 조홍석을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선수로 황재균과 김문호 등도 리드오프로서 기대를 충분히 걸어볼 만하다.
박 코치는 "황재균은 20홈런 20도루도 가능한 선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재균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 강정호보다 더욱 20-20 달성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혔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 20-20 클럽에 황재균보다 먼저 이름을 올렸다. 박 코치는 "(황)재균이는 주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파워만 보강된다면 20-20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이대호(오릭스)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뒤 대포 갈증이 심해졌다. 지난 시즌 강민호와 홈성흔이 각각 19개, 1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홍성흔이 떠나는 바람에 홈런 숫자는 더 줄어들 거라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박 코치는 그 부분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홍성흔을 대신할 선수로는 전준우가 일순위 후보다. 박 코치는 "전준우에게 컨택 능력보다는 타구를 멀리 보내는 부분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타율 2할5푼3리 7홈런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능력은 충분하다. 출루율에 신경써야 하는 상위 타순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큰 타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코치가 기대를 걸고 있는 또다른 선수로는 박종윤도 있다. 박 코치는 "(박)종윤이도 조금만 더 기량을 끌어올리고 타격자세 등을 다듬는다면 홈런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종윤은 지난 시즌 9홈런을 쳐 아깝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다. 후반기에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진 게 부진의 이유였다.
박 코치는 "대포가 없다고 하지만 중장거리 타자는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그가 믿는 구석은 또 있다. 새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성호, 그리고 손아섭이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대포를 앞세우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지만 중장거리포로 무장했다. 게다가 롯데에는 타자 유망주가 많다.
박 코치는 "시즌을 대비해 '키워야 한다'고 마음먹게 되는 선수는 한두 명 정도 눈에 들어오는 게 보통"이라며 "하지만 롯데는 다르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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