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숙기자] "2군에서 박병호 키우면서 지냈다."(웃음)
SK 윤희상이 넥센 박병호의 성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7년 가까이 2군을 전전하다 2012시즌 MVP로 화려하게 비상한 박병호와의 추억을 돌아본 것이다.
윤희상과 박병호, 박희수(SK), 노경은(두산) 등 올 시즌 유독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운 선수가 많다. 이들은 오랜 무명 생활을 밑거름 삼아 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났다.
프로의 값어치는 연봉으로 직결된다. 이 중 윤희상과 박병호가 먼저 만족스러운 수준의 재계약을 했다. 박병호는 연봉 2억2천만원에 계약했고, 윤희상은 기존 4천500만원에서 8천5백만원 오른 1억 3천만원에 사인했다. 협상을 앞둔 박희수와 노경은도 대폭 인상이 기대된다.
드디어 억대 연봉 대열 합류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2군 생활이 이어질 때면 야구를 내려놓을 고민도 했던 이들이다. 이런 고난 끝에 맛본 성취감은 더욱 달콤했다. 윤희상은 "2군에서 함께 뛰던 선수들끼리는 동료 의식 같은 게 있다. 박병호의 성공을 보며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희상은 "내가 보는 눈이 있는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2군 시절 박병호와의 추억이 떠올라서다.
그는 "(박)병호에게 홈런을 많이 맞았다. 2군에서 박병호 키우면서 지냈다. 그런데 병호가 꼭 1군에만 가면 폼이 바뀌더라. 혼자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나도 똑같은 지적을 받았다. 무의식중에 1군 무대라 긴장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특별한 동료 의식 때문일까. 윤희상은 박병호의 MVP 선정에 자신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올 시즌 윤희상의 피홈런은 10개. 이 중 박병호에게 2홈런을 허용했다. 유일하게 윤희상에게 홈런을 때린 넥센 선수이기도 하다. 윤희상은 "병호가 '(윤)희상이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박병호의 선전은 둘의 다음 시즌 맞대결까지 흥미롭게 한다. 윤희상은 "이승엽 선배님과의 대결은 아직도 설렌다. 마찬가지로 내 공을 잘 쳤던 병호와의 다음 시즌 맞대결도 기대된다.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긴 셈"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