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친 한화 이글스는 '명장' 김응용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꼴찌를 세 번이나 도맡아 할 정도로 한화의 팀 전력은 약한 편이다.
그나마 김태균, 최진행에 군복무를 마친 김태완이 가세하는 중심타선은 경쟁력이 있다. 전체적인 타선도 타 팀에 비해 크게 뒤지는 편은 아니다. 문제는 마운드. 특히 두 기둥이 빠져나간 선발진은 다음 시즌에도 한화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7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은퇴를 선언했다. 둘은 올 시즌 한화 투수 중 첫 번째,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이 182.2이닝, 박찬호가 121이닝을 던졌다. 여기에 93.1이닝을 기록한 양훈까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당장 3명의 선발 자원이 빠져나간 상황이다. 선발 보직이 정해진 선수는 김혁민과 바티스타 뿐이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 남은 것은 두 자리다. 송창식과 유창식이 경쟁자들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마무리를 맡았던 안승민이 선발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모든 것이 물음표다. 김혁민은 올 시즌 8승9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며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생애 첫 완투승도 따냈다. 그러나 이제 겨우 한 시즌 선발투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거뒀을 뿐이다. 바티스타도 올 시즌 마무리에서 선발로 성공적인 변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풀타임 선발 경험은 없는 선수다.
송창식과 유창식 역시 선발 검증이 안 된 선수인 것은 마찬가지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외국인 투수의 기량도 한국에서 통한다는 보장이 없다. 결론적으로 내년 한화의 마운드에는 검증된 선발투수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금 당장 트레이드를 통해 검증된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기존의 선수들과 새로 합류할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는 한화다. 선발진의 구심점이 될 선수도 없는 상황에서 김혁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쏠릴 정도다.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즐기는 김응용 감독이 신인급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에도 이대진, 김상진 등 고졸신인들을 풀타임 선발로 기용하며 팀 마운드를 지탱한 경험이 있다. 이번 서산 마무리캠프에서는 김주(2009년 입단), 이태양(2010년 입단)을 기대주로 지목하기도 했다. 조지훈, 김강래 등 올 시즌 지명된 신인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팀 전력에서 투수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높다. 그 중에서도 한 경기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는 그 팀의 전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역시 류현진, 박찬호가 빠져나간 선발진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느냐에 내년 시즌 성적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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