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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박재홍, 엇갈린 베테랑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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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박찬호(39)가 은퇴했다. 같은 날 발표된 2013년 보류선수 명단에 박재홍(39)과 박명환(35) 이름이 빠졌다. 박경완(SK, 40), 김동주(두산, 36) 등 계약 과정에서 구단과 잡음을 냈던 선수들은 보류선수 명단에 있었다.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지켜온 베테랑 선수들의 뒷모습이 각자의 사정에 따라 확연히 달랐다.

박찬호가 은퇴를 선언한 11월 30일, 박재홍과 박명환은 팀에서 방출됐다. 박찬호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 자신이 머물렀던 팀의 유니폼 13벌을 단상에 걸고 성대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신의 결혼식이 열렸던 시각에 많은 이들의 축하와 위로를 받고 19년간의 화려했던 프로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박찬호의 동기생 박재홍은 그에 앞서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오전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 박재홍의 이름은 없었다. SK는 은퇴와 코치 연수를 제안했으나 박재홍은 현역 연장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박재홍은 타 구단 입단을 타진 중이다.

박명환도 같은 처지에 놓였다. LG 역시 박명환을 재계약 선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활 중인 박명환도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보류선수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김동주와 박경완도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김동주는 FA 홍성흔의 두산 유턴으로 원치 않는 주목을 받았다. 지명타자인 홍성흔과 포지션이 겹치면서 김동주는 트레이드설에까지 휘말렸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이 앞장서 김동주를 내년에도 중심타자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박경완은 '현재진행형'이다. 국가대표를 지낸 베테랑 포수 박경완은 선수 생활 연장 의지가 강했다. SK 구단도 이를 인정해 내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벤치만 지키는 현역 연장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박경완의 뜻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129경기에 나서며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박경완은 아킬레스건 수술 후 2011년 10경기, 올 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사이 정상호가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고, LG서 이적해온 조인성도 자리를 잡아 박경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박경완은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이만수 감독과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SK의 레전드로 남을 수도, 야구 인생을 타 구단에서 마무리할 수도 있다.

누구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들이다. 박찬호는 아시아인 최고기록인 메이저리그 124승을 올렸고, 박재홍은 프로 17년 통산 300홈런-267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렸다.

박명환 역시 통산 102승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통산 타율 3할9리의 김동주는 두산의 간판스타다. 박경완은 2003년 SK로 이적해 10년 동안 팀의 세 차례 우승을 일궈낸 안방마님이었다.

그러나 선수 생활 말년의 뒷모습은 엇갈리고 있다. 박수를 받으며 떠난 이도, 방출 칼바람을 맞은 이도 있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베테랑들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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