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우완 잭 그레인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그를 확보하려는 구단들의 영입전에 불이 붙으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몸값이 불고 있다.
현재 그레인키의 시장가는 연평균 2천500만달러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6년 정도의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어 계약 총액은 1억5천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 투수 사상 최고 계약인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사바시아는 지난해 양키스와 6년 1억4천2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레인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LA 에인절스에서 뛴 올 시즌 15승5패 평균자책점 3.48 탈삼진 200개를 기록했다. 그는 캔자스시티에 몸담던 지난 2009년 16승8패 평균자책점 2.16 탈삼진 242개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당시에 비해서는 가치가 다소 하락한 편이다. 메이저리그에선 더 이상 그를 부동의 에이스로 평가하지 않는다. 로테이션의 2선발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각 구단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LA의 두 구단, 다저스와 에인절스가 그레인키의 사인을 얻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특히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뒤를 받쳐줄 2선발로 그레인키를 점찍고 있다. 돈 경쟁에 관한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저스는 최근 지역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FOX의 '프라임티켓'에 독점중계권을 내주는 대가로 25년간 무려 7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앞두고 있다. 당초 논의되던 40억 달러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천문학적 수준의 금액이다.
지역 라이벌팀 에인절스도 이에 질세라 그레인키를 반드시 잡겠다는 자세다. 이미 어빈 산타나를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하고, 댄 해런과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자금력을 확보했다. CBS스포츠는 "에인절스의 구단 방침은 어떤 투수에게도 에이스 제라드 위버의 몸값(5년 8천500만달러)을 넘어서는 계약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그레인키에게만은 예외로 적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레인키가 다저스로 향한다면 류현진의 계약 협상도 적잖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커쇼와 크리스 카푸아노, 애렁 하랑, 조시 베켓, 테드 릴리 등 수준급 선발진을 보유한 다저스다. 여기에 그레인키마저 확보한다면 류현진이 들어설 자리는 줄어든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겠다는 류현진의 꿈이 큰 만큼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지만 협상의 레버리지가 사라질 경우 몸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자금력이 뛰어난 팀이라도 포스팅비용으로 거액을 제시한 이상 선수 몸값마저 달라는 대로 주기는 어렵다.
다저스는 다음달 4일부터 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윈터미팅 기간에 그레인키 계약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레인키 영입에 실패할 경우 또 다른 FA 우완 아니발 산체스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산체스의 몸값은 6년 9천만달러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류현진과 다저스의 협상 데드라인은 다음달 11일. 결국 마지막 3∼4일을 남겨두고 협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대략적인 류현진 계약 내용도 그 때쯤에 가서야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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