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오는 22일, 총 15편의 새로운 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이 중 한국 영화는 8편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회 고발성 영화들을 포함해 제작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질 만한 작은 영화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극 영화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장르도 제각각이다.
미성년 성폭행 문제를 다룬 영화 '돈 크라이 마미(Don't Cry Mommy)'와 故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고문 수기 '남영동'을 극화한 '남영동 1985'는 22일 나란히 개봉한다. 이들 영화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배우 이정현의 스크린 복귀작 '범죄소년', 황수정이 출연한 옴니버스 영화 '사이에서'도 같은 날 첫 선을 보인다. 최수종의 영화 복귀작인 '철가방 우수씨'도 22일 관객을 만난다.
◆사회 고발성 영화들, 나란히 첫 선
김용한 감독의 데뷔작 '돈 크라이 마미'는 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을 선택한 여고생을 딸로 둔 어머니의 복수 이야기다. 유선은 딸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 남학생들을 향해 복수의 칼을 겨누는 유림 역을 맡았고 남보라가 딸 은아를 연기한다.
영화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업 영화적 오락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영화를 넘어 사회를 향해 크고 작은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는 호평을 얻었다.
'남영동 1985'는 '부러진 화살'로 현행 사법 제도의 맹점을 신랄하게 지적했던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故김근태 전 고문을 모델로 한 인물 김종태는 박원상이, 고문 기술자 이근안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 이두한은 이경영이 연기했다.
영화는 김종태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고문 행위를 극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성기를 포함, 전라 노출을 불사한 박원상의 열연과 담담해서 더욱 섬뜩한 이경영의 연기가 호평을 받을 만하다.
이정황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도 22일 관객을 만난다. 여권 박근혜 대선 후보의 아버지이기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사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유신의 추억'이 현 대선 정국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작은 영화로 돌아온 배우들도 눈길
배우 이정현과 최수종, 황수정은 22일 개봉하는 영화들로 나란히 스크린에 복귀한다. 이정현은 강이관 감독의 '범죄소년'으로 12년 만에 장편 영화 주인공으로 나섰다. '철가방 우수씨'에 출연한 최수종의 스크린 나들이는 무려 18년 만이다.
두 작품 모두 크지 않은 규모의 작품들이지만 우리 사회의 어두운 한 켠을 비추고 있어 시선을 끈다. 이정현과 최수종은 노개런티로 영화에 출연했다.
'범죄소년'은 소년원을 드나들던 범죄소년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와 재회하면서 냉혹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범죄를 반복하며 소년원을 드나들던 16세 범죄소년 지구(서영주 분)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던 순간 13년 만에 엄마 효승(이정현 분)을 만난다.
'철가방 우수씨'는 지난 2011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기부천사 故김우수 씨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배우 최수종은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 김우수 역을 맡아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고아로 자란 故김우수 씨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한 달 70만 원을 벌며 남몰래 아이들을 도운 인물. 영화는 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김우수 씨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반추한다. 도시 빈곤 문제는 물론, 무연고자 시신 처리를 둘러싼 제도적 맹점도 지적한다.
배우 황수정 역시 지난 2010년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사이에서'는 황수정과 기태영이 주연을 맡은 로맨스 드라마 '떠나야 할 시간'과 박철민·천우희 주연의 블랙 코미디 '생수', 두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반짝이는 B급 감성, 이 영화를 주목하라
군 복무 중인 배우 김무열이 과거 촬영한 첫 주연작 '개들의 전쟁'도 22일 개봉한다. 영화는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바 있다.
조병옥 감독이 연출한 '개들의 전쟁'은 한가로운 시골 동네에서 보스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하는 불량배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마는 이들의 팽팽한 기싸움과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독특한 어조로 그려냈다.
김무열 뿐 아니라 진선규·서동갑·김현정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가 흥미로운 스토리와 어우러져 한국적 시골 액션 영화의 새 지형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인기 록그룹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미국 투어를 그린 '반드시 크게 들을 것2'도 흥미를 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록의 본고장' 미국으로 3주간 무려 19회 공연을 계획하고 투어를 떠난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땅 미국에서 이들은 우주 공통어인 음악으로 대화하며 로큰롤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는다.
이밖에 오는 22일에는 프랑스 감독 알랭 레네의 신작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아이슬란드 영화 '볼케이노:삶의 전환점에 선 남자'도 관객을 만난다. 허안화 감독이 연출하고 유덕화가 주연을 맡은 홍콩 영화 '심플 라이프', 일본 액션 영화 '바람의 검심', 덴마크 영화 '아이디:에이', 앤드류 제러키 감독의 '올 굿 에브리씽', 안토니오 니그렛 감독의 '트랜짓'도 22일 나란히 스크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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