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광주FC 최만희(54) 감독은 K리그 16개 구단 중 울산 현대 김호곤(61)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연장자다.
최 감독은 2000년 전북 현대 감독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이파크(당시 부산 아이콘스) 수석코치와 부단장을 거쳐 2005년부터는 수원 삼성의 2군 감독을 맡기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최 감독은 지난해 광주FC의 창단과 함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여건이 좋은 기업구단만 경험했던 그에게 시민구단은 그야말로 난관 그 자체였다. 연습구장 하나를 빌리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가 하면 선수 수급을 위해 전국을 유랑했다.
최 감독은 광주FC의 수장이 된 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지만 한국 축구와 광주의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다"라며 의욕을 다졌다.
그렇지만, 냉엄한 현실 앞에서 한숨을 쉬는 일이 잇따랐다. 한 번의 연습을 위해 광주 인근 영광군으로 왕복 두 시간을 오가는 수고를 반복했다. 선수들의 숙소 문제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지역 기업인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바쁘다.
그런 최 감독이 10일 울산 현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울산은 결승에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대파하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1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K리그 39라운드를 치른 최 감독은 "김호곤 감독에 이어 내가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데 팀이 강등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울산의 김 감독과 비교되는 답답한 상황을 토로하며 자조했다.
그래도 최고령 감독의 성과는 좋은 자극제다. 최 감독은 "젊은 지도자가 있으면 나이 많은 지도자도 있어야 한다. 경험은 절대로 무시 못한다. 균형잡힌 축구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김 감독이 일군 우승을 자신의 일처럼 즐거워했다.
가을 국화에 비유한 최 감독은 "국화가 노란색만 있으면 되나. 다른 색도 피어야 더 아름답지 않겠느냐"라고 노장 지도자들의 분전이 K리그 발전에 토대가 될 것으로 믿었다.
울산의 우승에 대해서 "선수들의 우승 열망이 경기 시작 전부터 보이더라. 김 감독도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다루시더라. 너무 보기 좋았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우리도 울산의 우승 기운을 받아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강등에 대한 걱정을 버리고 편안하게 경기를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며 넘치는 에너지로 난국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는 이날 치열한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강원과 1-1로 비겨 승점을 1점밖에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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