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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10구단 창단 위해 KBO 이사회 '전면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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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응답하라 KBO.'

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KT와 경기도, 수원시의 10구단 창단을 위한 업무협약(MOU)식은 사실상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를 향한 압박 성격이 짙다. 수원시를 연고로 한 KT의 10구단 창단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모두 마련했으니 빨리 창단 승인을 하라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석채 KT 회장은 물론 김문수 경기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그리고 수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진표 민주통합당 의원과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도 참석했다. 경기도의회 의원들도 자리에 함께해 '세'를 과시했다.

이석채 회장은 "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KT 내부적으로 모든 조율이 끝났다"며 "10구단 창단은 경기도민 전체, 야구팬, 그리고 선수들의 꿈이기도 하다. 국민 전체가 10구단 창단을 바라고 있다. 누구도 이 열망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KT는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려다 내부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KT의 야구단 창단 의지가 얼마나 진심인지 의심하는 눈초리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사실 10구단 창단에 나서 달라는 야구계의 직접적인 요청을 여러 번 받았다. 우리가 통신 사업만 했을 때는 야구단 운영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면서 "KT는 더 이상 통신 기업이 아니다. 통신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재정적으로 충분히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KT를 수원시로 끌어들이는 데는 김문수 지사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김 지사는 수원에 10구단을 만들겠다는 내부방침을 세운 뒤 이 회장과 수시로 만나 협의를 거듭했고, 결국 KT가 수원 연고의 프로야구팀을 창단하도록 결정을 이끌어냈다. 김 지사는 "외부에선 나와 이 회장이 연인관계로 오해할 정도로 깊은 만남(?)이 이어졌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9개 구단 사장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지난 6월 10구단 창단 안건을 무기한 연기했다. 여러가지 여건상 당장 10구단이 창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사회의 이런 결정은 야구계 및 팬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렀고, 결국 이사회는 KBO에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업무를 일임했다. KBO는 이번 겨울 이사회에 10구단 창단건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이런 이유로 10구단 창단에 반대한 기존 구단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남경필 의원은 "국민스포츠인 야구를 볼모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일부 세력의 의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10구단 창단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이 이번에는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는 다른 재벌 기업과는 다르다. KT만의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며 "다른 스포츠단도 훌륭히 운영해왔다. 특히 선수들도 KT에 오면 유독 잘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일단 맡기면 간섭하지 않는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눈앞의 성적에만 연연하는 기존 구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야구단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수원시는 KT를 위해 290억원을 들여 기존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미 예산이 잡혔고, 조만간 공사에 들어간다. 수원시는 10구단 창단에 성공하면 수원구장을 'KT수원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여기에 향후 개통하는 신분당선 수원연장구간의 한 역을 'KT수원야구장역'으로 명명해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원시 인근에 새로운 야구 전용구장도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시는 경기도 남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다. 접근성과 인프라도 앞서 있다"며 10구단 수원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전국 초중고 리틀야구팀의 20% 가량이 경기도에 있다. 조만간 사회인 야구팀들을 위한 야구장도 대폭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기도가 사실상 '야구의 메카'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KT와 경기도, 수원시는 10구단 창단을 위한 세몰이에 일단 성공한 분위기다. 남은 것은 KBO 이사회의 반응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10구단 창단을 보류시킨 일부 구단들의 태도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수원=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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