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빅 앤 스몰'과 '거미손'의 완벽한 공수 조합이 이끌어낸 승리였다.
울산 현대가 31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4강 2차전에서 김신욱, 이근호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1차전 3-1 승리를 거둔 울산은 2승으로 가뿐하게 결승에 올라 알 이티하드-알 아흘리(이상 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대망의 우승을 놓고 겨루게 됐다.
1차전 승리를 안고 있었던 울산이었지만 곽태휘, 김신욱 등 주전 6명이 경고를 받고 있어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이들은 경고 1장을 더 받으면 결승전에서 뛸 수 없다.
전반 23분 이호의 첫 슈팅이 나올 때까지 분요드코르에 4개의 슈팅을 내주는 등 조심스런 경기운영에 울산 특유의 '철퇴 축구'를 발휘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수비만큼은 무너지지 않았다. 울산은 K리그에서 최소실점 5위(42실점)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만큼은 일품이었다. 골키퍼 김영광은 전반에만 세 차례 화려한 선방을 보여주며 실점 위기를 견뎌냈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잘 버틴 울산은 후반 경고가 없었던 좌우 날개 김승용, 이근호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의도는 통했다. 후반 8분 하피냐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낮게 패스한 것을 분요드코러의 카리모프 하이루라가 태클로 저지하다 맞고 나왔다. 이 볼을 장신의 김신욱이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분요드코르는 수비에 애를 먹었다. 19분 김신욱은 헤딩으로 하피냐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연결하는 등 위력을 보여줬다. '가짜 원톱'으로 영리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29분에는 이근호의 결정력이 돋보인 추가골이 나왔다. 하피냐의 침투패스를 놓치지 않고 수비수를 옆에 두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오랜 원정으로 시차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지만 결정력은 이근호다움을 보여줬다. 이근호, 김신욱 모두 3경기 연속골이었다.
2-0으로 앞서며 안정이 되자 울산의 수비는 더욱 빛을 냈다. 경고누적에 대한 부담도 잊고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특히 김영광은 44분 파다예프 바호디르의 가위차기 슛을 몸을 날려 선방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골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슛을 막아내 완벽한 선방에 정점을 찍었다.
이근호 김신욱 공격 콤비에 김영광의 든든한 골문 사수. 울산의 승리공식이 제대로 통한 완벽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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