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죽다 살아나 보세요."
삼성 라이온즈 강명구는 천금같은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강명구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1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7회말 득점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였다.
다음날인 2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대구구장. 강명구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1차전에서의 득점 상황이 강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강명구는 7회말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한 강명구는 배영섭의 내야 안타로 홈까지 파고드는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배영섭의 타구를 잡은 2루수 정근우가 3루로 공을 던지는 사이 홈을 파고든 것이다.
강명구는 "솔직히 큰일났다 싶었다"며 "베이스를 돌았는데 (3루 코치가) 세우더라"며 "(유격수) (박)진만이 형에게 가는 타구로 봤는데 진만이 형이 가만히 있어서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정)근우가 잡은 것이 보이더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실 사인미스였다. 김재걸 3루 베이스 코치는 강명구를 3루에 세웠으나 이를 뒤늦게 알아챈 강명구가 과감히 홈을 노린 것이 적중했다. 만약 홈에서 아웃됐다면 분위기는 SK쪽으로 흐를 수 있었다. 강명구로서도 사인의 반대로 움직인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빠른 발을 살린 과감한 주루는 SK 내야진의 혼을 빼놓는 플레이가 됐다. 경기 후반 점수 차를 벌린 귀중한 득점이기도 했다.
강명구는 홈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해 세이프 판정을 받아낸 뒤 포효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강명구는 "죽다 살아나 보라"며 "1점만 더 나면 이길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생각과 횡사할 위기에서 살아났다는 것이 평소보다 컸던 세리모니를 만들어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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