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라이언킹' 이승엽이 터뜨린 10년만의 아치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승엽의 홈런은 반갑지만 나머지 중심타선은 침묵을 지키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 1차전이었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1로 이겼다. 1회말 터진 이승엽의 선제 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동점 스리런 홈런에 이어 10년만에 나온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홈런과 함께 볼넷도 2개나 얻어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완투한 SK 선발 윤희상은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과 쉽게 상대하지 못했다. 이승엽은 3회말 두 번째 타석 2사 2루에서 고의4구로 걸아나갔고,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경기 후 이승엽은 상대 투수의 피해가는 피칭에 대해 "좋다. 내가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다"며 "출루를 많이 하면 찬스가 온다. 볼넷으로 나가면 득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 타자들에게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다음 타자들이다. 4번 박석민과 5번 최형우는 1차전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형우는 6회말 1사 1,2루에서 잘 맞은 타구가 SK 중견수 김강민의 다이빙캐치에 걸려 아웃되는 불운도 따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은 옆구리 부상으로 훈련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배트 스피드가 안 나온다"며 "최형우도 한국시리즈 MVP를 예약해 놨다고 한 말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기간 청백전을 치르며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긴 했지만 타자들의 실전감각 저하는 삼성으로서 분명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제아무리 철옹성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SK 역시 박희수-정우람이라는 쉽께 뚫지 못하는 방패를 갖고 있다. 점수를 먼저 내준다면 SK 역시 마운드 총공세를 통해 지키는 야구를 펼칠 것이 확실하다.
1차전에서 이승엽은 3번타자로 출전했다. 박석민은 4번, 최형우는 5번 타순에 들어갔다. 3회말 이승엽의 고의4구로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는 박석민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말 이승엽의 볼넷과 박석민의 몸에 맞는 공으로 잡은 1사 1,2루 찬스에서는 최형우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물론 이제 겨우 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중심타자인 박석민과 최형우가 쳐줘야 삼성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만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SK 투수들은 1차전 결승 홈런의 잔상으로 2차전에서도 이승엽을 어렵게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박석민, 최형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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