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차전 패한 SK, 그래도 '정근우가 살아있다'

[한상숙기자] SK 정근우가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23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동료 송은범은 정근우를 팀의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이만수 감독도 "플레이오프 4, 5차전 승리는 정근우가 많이 살아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근우가 살아나가지 못하면 우리 팀은 어렵다"고 정근우 활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톱타자 정근우가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는 정신을 못 차린다. 호시탐탐 도루를 노리는 등 상대를 괴롭히기 때문에 투수나 내야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근우의 만점 활약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정근우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삼성 이승엽에게 1회말 투런홈런을 맞고 SK가 0-2로 끌려가던 4회초. 정근우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정근우는 삼성 선발 윤성환에 볼카운트 0-2로 밀린 상황에서 연속 4개의 볼을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후 최정 타석에서는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정근우의 도루 저지를 위해 포수 이지영이 2루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진 사이 정근우는 3루까지 달렸다. 정근우의 빠른 발에 상대 배터리의 마음이 급해져 만들어진 상황이다. SK로선 정근우의 출루가 만들어낸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정근우는 이후 이호준의 우중간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왔다. 정근우의 발이 추격의 한 점을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근우는 6회와 8회에는 연속 안타를 쳐냈다. 아쉽게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정근우의 절정의 타격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삼성 선발 윤성환도 "정근우는 타격감이 확실히 올라왔더라. 볼을 고르는 눈도 좋았다"고 인정했다. 비록 이날은 팀이 1-3으로 패했지만, 남은 시리즈서 정근우의 활약에 따라 SK도 얼마든지 분발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상대 엔트리에서 한 명만 뺄 수 있다면 정근우를 제외하고 싶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던 1차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