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스를 연파하며 13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롯데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고원준과 중간계투 김성배의 역투 속에 적시에 점수를 뽑아 4-1로 이겼다.
이로써 첫 경기를 패한 뒤 내리 2연승한 롯데는 남은 2경기서 1승만 추가하면 통산 5번째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롯데는 지난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한국시리즈와 인연이 없었다.
경기 전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투타 모두 롯데가 우위에 선 경기였다. 롯데 마운드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았던 고원준은 5.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6회 1사 1, 3루 위기서 바통을 이어받은 김성배도 2.1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타선에선 손아섭과 황재균이 각각 2안타로 좋은 활약을 한 가운데 선발 라인업 대부분이 안타를 쳐내며 고르게 활약했다.
반면 SK는 선발 송은범이 4이닝 6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던 데다 타선도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탈락 위기에 몰린 SK는 무조건 남은 2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됐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행진도 중단될 처지로 몰렸다.
앞선 두 경기와 달리 이날은 롯데가 선취점을 냈다. 1회말 안타 4개를 집중시키며 2득점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선두 김주찬이 우전안타로 멍석을 깔자 박준서는 중전안타로 기세를 이었다. 무사 1,3루서 손아섭의 우전 안타 때 김주찬이 홈을 밟아 1-0. 후속 홍성흔의 3루땅볼 때 3루주자 박준서가 포수와 3루수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려 횡사했다. SK가 잠시 한숨을 돌린 순간. 그러나 롯데엔 전준우가 있었다. 1사 1,2루에서 전준우는 깨끗한 좌전안타로 2루 주자 손아섭을 불러들였다.
롯데는 3회에도 득점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1사 뒤 홍성흔이 SK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송은범의 보크로 득점권에 진루했다. 2사 2루서 강민호의 중전안타로 홍성흔이 홈을 밟아 3-0.
SK는 2회초 김강민, 박진만의 연속안타로 잡은 2사 1,2루에서 정상호의 삼진으로 따라붙지 못한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선두 최정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4회에도 이호준-박정권-김강민이 맥없이 물러나 기회가 무산됐다. 박재상이 볼넷, 최정이 중전안타로 분위기를 달군 6회 1사 1,3루의 좋은 만회 찬스에서도 롯데 구원투수 김성배에게 이호준이 삼진, 박정권이 중견수 뜬공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위기를 계속해서 넘긴 롯데는 6회말 쐐기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행운이 크게 작용한 득점이었다. 2사 뒤 황재균이 중전안타를 친 다음 문규현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황재균을 불러들였다. 문규현의 타구는 잘 맞긴 했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향한 평범한 플라이성이었지만 SK 우익수 조동화의 시선이 조명탑에 가리면서 타구의 방향을 놓쳤다. 문규현의 타구가 조동화의 키를 넘어가는 순간 2루와 3루를 돈 황재균은 여유 있게 내달려 홈플레이트까지 밟았다.
SK는 8회초 2사 1루서 이호준의 좌중간 2루타로 1점을 쫓아갔지만 계속된 2사 2루서 박정권이 급히 투입된 롯데 좌완 강영식에 막혀 1루 땅볼에 그치면서 공격이 종료됐다.
최대 위기를 넘긴 롯데는 9회초 SK의 마지막 공격마저 무위로 돌리며 홈팬들 앞에서 짜릿한 2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리즈 4차전은 2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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