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용찬이 투구를 집중적으로 봤다."
준비는 끝났다. SK 윤희상은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선다. 이제 1차전 승리의 흐름을 이어갈 일만 남았다. 윤희상은 "롯데 타자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승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팀의 유일한 10승 투수인 윤희상은 일찌감치 2차전 선발로 내정됐다. 시즌 내내 이탈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 윤희상에 대한 이만수 감독의 믿음이다. 이 감독은 윤희상을 "효자"라고 부른다.
자신에게 쏠린 기대를 윤희상도 모를 리 없다. 더구나 상대는 준플레이오프서 두산을 꺾고 올라온 롯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위해서는 신(新) 에이스로 떠오른 윤희상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상대 분석과 손 관리 등 철저한 준비도 마쳤다. 특히 포크볼 투수인 두산 이용찬이 선발 등판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유심히 봤다고 한다. 정규시즌 롯데에 강했던 이용찬은 팀이 2패에 빠진 3차전에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결과는 4.1이닝 2실점. 안타 8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일찍 물러났다. 이용찬의 떨어지는 볼에 롯데 방망이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윤희상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윤희상은 "(이)용찬이 투구를 집중적으로 봤다. 롯데 타자들이 낮게 떨어지는 공을 잘 참더라. 전력분석팀과 많은 대화를 통해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 생각했다. 롯데 타자들의 바뀐 성향을 알았으니, (공략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 승리 팀을 기다리면서 손톱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그동안 포크볼을 던지다 손톱이 깨지고 물집이 잡힌 경험이 있었던 윤희상은 네일 숍에서 손톱 관리까지 받았다. 윤희상은 "포스트시즌을 위해 손 관리를 해왔다. 물집 잡혔던 살이 올라왔고 손톱도 멀쩡하다. 컨트롤이 좋으면 포크볼을 많이 쓸 것 같다"면서 자신 있게 웃었다.
선발 상대는 송승준이다. 포크볼과 포크볼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내가 2선발은 아니다. 그저 두 번째 나가는 투수"라고 겸손하게 말한 윤희상은 "송승준 선배님의 포크볼은 완성형이다. 포크볼 싸움에서는 이길 수 없다. 그래도 자신감은 있다. 상대를 생각하기 전에 내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아직도 아쉽다. 내가 잘했다면 우리 팀이 유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팀에 미안하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만에 내려왔던 아픈 기억은 윤희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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