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란 원정 명단이 발표되자 모든 이목은 한 선수에 쏠렸다. 바로 손흥민(20, 함부르크)이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4골을 넣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손흥민이었기 때문이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도 손흥민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이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를 자신했던 데는 손흥민의 존재감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손흥민이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에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라는 설렘이 있었다.
이란 원정 경기의 뚜껑이 열렸다. 한국은 17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경기를 펼쳤다.
당초 선발 출전이 예상됐던 손흥민은 대기명단으로 빠졌다.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대신 선발로 나서 최전방의 박주영과 호흡을 맞췄다.전반은 한국의 우세였다. 골대도 두 번이나 맞혔다. 하지만 골운이 없었다.
그리고 후반 7분.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을 빼고 손흥민을 교체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게다가 후반 9분 이란의 쇼자에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손흥민의 투입과 수적 우세. 한국의 승리가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침묵했고 한국은 수적 우세를 활용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1명이 적은 이란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패기는 넘쳤지만 노련미가 부족했다. 빠르고 화려한 드리블 돌파로 이란 문전을 공략했지만 동료와 유기적인 패스를 하지 못한 채 겹겹이 쌓인 수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또 드리블에 집중하다 슈팅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의 투입으로 새로운 공격 활로를 찾으려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더구나 손흥민은 이란에 결승골을 내줄 때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수비에까지 적극 가담한 것은 좋았지만 우리 진영 우측 골라인 근처 위험한 지역에서 파울을 범했고, 후반 30분 이 프리킥 찬스에서 흘러나온 볼이 네쿠남의 결승골로 연결됐다. 결국 한국은 수적 우세에도 0-1로 패배하며 이란 원정 징크스에 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한국은 이란 원정 5전 2무3패로 무승행진을 이어간 것만큼 '손흥민 효과'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그 어떤 선수보다 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던 손흥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 어리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이기에 실망하기는 이르다. 손흥민에게는 다음 기회가 있고 미래가 있다. '손흥민 효과'를 제대로 볼 날을 기대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