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타선 살아난 두산, 롯데 잡고 반격 1승

[김형태기자] 두산이 롯데를 무너뜨리고 벼랑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재원의 공수 맹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7-2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잠실 홈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탈락 위기에 처했던 두산은 귀중한 반격의 1승을 챙겼다. 반면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던 롯데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3차전도 중반까지는 치열했다. 두산이 1회초 투런포 포함 3점을 먼저 올렸으나 롯데가 곧바로 2회말 2점을 따라붙었다.

두산은 타선 변경 효과를 제대로 봤다. 1회초 김현수의 1타점 선제 적시타에 이어 2사 1루에서 5번타자로 처음 출전한 최준석이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커브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두산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첫 홈런이다. 이후 사도스키는 오재원에게 볼넷(이후 도루), 이원석에게 고의 4구를 내준 뒤 팔뚝에 통증을 호소하며 1회도 못 채우고 0.2이닝 만에 이승호로 교체됐다. 1, 2차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최준석의 대포가 위기에 몰린 팀의 기세를 살려낸 셈이었다.

롯데도 반격에 나섰다. 2회말 2사 1루에서 문규현이 중견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를 쳐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두산 선발 이용찬이 마운드에서 공을 떨어뜨려 보크를 범한 사이 3루 주자 전준우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주찬의 적시타로 문규현이 홈을 밟아 2-3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롯데는 연달아 득점 기회를 놓치며 따라잡을 수 있는 찬스를 날렸다. 4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의 2루타와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 동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전준우가 리드 폭을 크게 잡다 포수 양의지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돼 찬물을 끼얹었다.

롯데는 5회말에도 1사 1, 3루의 좋은 기회를 잡고도 3번 손아섭이 파울플라이, 4번 홍성흔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분위기가 식었다.

서로 헛방망이 공방이 계쏙됐으나 결국 두산이 달아난 점수를 뽑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7회초 첫 타자 민병헌의 볼넷에 이어 김현수가 우전 안타를 때려 무사 1, 3루가 됐고, 4번 타자 윤석민의 우전 적시타로 4-2로 점수를 벌렸다. 바뀐 투수 최대성을 잘 공략한 결과였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오재원이 바뀐 투수 강영식으로부터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뽑아냈다. 오재원이 다음 타자 이원석의 땅볼 때 홈을 밟아 점수는 7-2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쐐기타뿐 아니라 그림같은 호수비로 승리를 이끌어낸 오재원은 이날 준플레이오프 3차전 MVP로 선정됐다.

책임감이 무거웠던 탓일까. 양 팀의 선발투수는 나란히 부진했다. '롯데 킬러' 이용찬은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4.1이닝 동안 8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줬는데 그나마 2실점으로 버틴 것은 다행이었다. 주무기인 포크볼 유인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고졸 루키 변진수가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5회말 2사 1, 3루 상황을 이어받아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 사도스키는 0.2이닝 만에 2피안타 2볼넷 3실점 하면서 조기 강판해 패전투수가 됐다. 오른쪽 전완근 경직을 느껴 구장 내 의사에게 아이싱 처방을 받은 후 주사를 맞았다. 이어 등판한 이승호와 김성배는 제몫을 했으나 최대성-강영식이 실점을 허용하며 '불펜 효과'도 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을 노렸던 롯데의 도전은 4차전이 열리는 12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