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되는 날은 뭐든지 잘 풀린다. 포항 스틸러스가 딱 그랬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35라운드 전북 현대전을 앞두고 "오늘은 퇴장 당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주 원정만 오면 이상하게 퇴장 선수가 나오면서 패하는 악연을 이번에는 끊겠다는 것이다. 황 감독 스스르도 "오늘은 거칠게 항의하지 않겠다"라며 차분한 자세로 전북전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전북 중앙 수비 임유환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이를 잘 공략하겠다. 후반에는 생각했던 변화대로 경기를 할 것이다"라고 준비해둔 전략을 밝혔다.
그의 계획대로 포항의 경기는 술술 풀렸다. 전북은 중앙 수비가 부상으로 흔들린 상황에서 임유환이 2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모처럼 복귀해 수비를 지휘했다.
그러나 황 감독의 의도대로 전북 수비진은 뭔가 엉성했다. 포항의 빠른 역습에 애를 먹었고 공격 전개에서는 패스가 수비진에 막히며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결국, 전반 24분 포항의 선제골이 터졌다. 박원재가 머리로 처리한 볼이 멀리 가지 않았고 정훈의 발에 맞고 뒤로 흘렀다. 이를 뒤에서 달려든 박성호가 머리로 떨어뜨렸고 김대호가 왼발로 선제골을 넣었다. 크로스바에 맞고 안으로 들어가는 절묘한 골이었다.
이후 포항의 맹공은 계속됐고 아사모아가 오른쪽 옆그물을 맞히는 슈팅을 하는 등 포항의 공격이 화끈하게 살아났다.
후반, 전북은 부상으로 실려나간 풀백 마철준을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전북의 의도는 통하지 않았고 9분 김대호가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전북 수비진이 멍하니 보는 사이 유창현에서 시작된 볼이 노병준을 거쳐 김대호에게 연결된 것이다.
2-0이 되면서 순식간에 흐름은 포항으로 넘어갔고 10분 임유환의 볼 트래핑 실수가 나왔다. 이를 놓치지 않은 박성호가 왼발로 골망을 가르면서 추가골을 터뜨려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전북은 13분 이동국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며 땅을 쳤다. 15분 임유환, 19분 박원재가 부상으로 실려나가면서 드로겟과 윌킨슨을 투입해 영패를 만회하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포항이 3-0으로 이겼다. 전북은 5경기 무패행진(3승2무)을 마감하며 홈에서 쓴맛을 봤다.
한편, 그룹B(9~16위)에서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대전 시티즌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에 5-3으로 이겼다. 케빈이 3골2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강원의 지쿠도 해트트릭을 했지만 케빈의 활약에 빛이 바랬다. 대전은 승점 39점으로 12위를 지켰다. 강원(29점)은 강등권인 15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 경기에서 양 팀 선수가 모두 해트트릭을 성공시킨 것은 지난 1994년 11월 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LG(현 FC서울)-포철(현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윤상철과 라데가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전남 드래곤즈는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대구FC를 상대로 전반 33분 주성환, 후반 35분 고차원의 골로 2-0을 만들었지만 38분 최호정 추격골, 추가시간 황일수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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