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쿠바 남자배구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하던 로베르트랜디 사이먼과 요안드리 레알 이달고가 다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두 선수는 지난 2010년 해외프로리그에서 뛸 의사를 밝혔다. 사회주의국가인 쿠바의 특성상 쿠바배구협회는 원칙적으로 자국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을 막고 있는데 그 결과 사이먼과 레알은 대표팀 자격정지 처분을 당했다. 두 선수는 2010 월드리그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쿠바선수들이 자국 여권을 갖고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한 곳은 유럽에서는 러시아, 네덜란드, 아시아에서는 중국, 북한 정도로 한정돼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비행기를 갈아 탈 수 있는 공항으로 활동 범위가 제한됐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이런 특수성을 감안해 쿠바선수들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에 예외를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선수는 자격정지 처분 기간이 끝나 다시 코트로 돌아오게 됐다. 사이먼은 지난 시즌 자신을 영입한 이탈리아 세리아 A1(1부리그) 코파 피아젠차 유니폼을 입고 2012-13시즌에 뛰게 됐다. 또 레알은 브라질리그 사다 크루제이루 소속으로 오는 13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FIVB 주최 2012 클럽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자격정지 기간에 두 선수는 쿠바에 있지 않았다. 쿠바로 귀국할 경우 어떤 불이익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사이먼은 이탈리아에, 레알은 브라질에 각각 머물렀다. 예전 같으면 쿠바 선수들은 망명이라는 선택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쿠바 정부나 협회도 어느 정도까지는 이런 상황을 용인하는 편이다.
이탈리아와 브라질 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자격정지 철회를 위해 FIVB 규정위원회(Disciplinary Committee) 등을 통해 조정기간을 거쳤다. 보통 자격정지는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2년 정도가 일반적인데 상황에 따라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탈리아와 브라질 협회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FIVB 총회에서 사이먼과 레알의 자격정지 기간 축소를 위해 담판을 지었다는 후문. 새로 FIVB 수장에 오른 아리 가라챠 브라질배구협회 회장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해외배구 관계자와 에이전트들은 체격조건이 좋고 운동능력이 뛰어난 쿠바선수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사이먼에 이어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알프레도 레온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폴란드, 독일 등 일부 구단들은 잠재력이 뛰어난 쿠바선수들을 미리 스카우트한 뒤 ITC 발급이 될 때까지 훈련생 신분으로 뒤를 봐주기도 한다. ITC가 발급되면 곧바로 외국인선수로 등록이 가능하고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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