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 독주를 '테이큰2'가 막아선 가운데, 추석 극장가 박스오피스는 두 영화의 팽팽한 대결로 장식될 전망이다. 연휴 특수를 맞아 '메리다와 마법의 숲' '늑대아이' 등 애니메이션 영화가 흥행 물살을 탈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19금 '테이큰2', 추석 연휴 정상 수성 가능할까
지난 27일 개봉한 '테이큰2'는 첫날 관객 18만2천911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를 점하며 지난 13일 개봉 이래 단 한 번도 정상을 내준 적 없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를 2위로 밀어냈다. '테이큰2'는 지난 2008년 국내 개봉 당시 237만 명 이상의 총 관객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전편의 후광을 업고 흥행 신호탄을 쐈다.
4년 만에 전편의 출연진 그대로 다시 관객을 찾은 '테이큰2'는 1편에서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의 딸 킴(매기 그레이스 분)을 납치해 처절한 응징을 당한 인신매매범의 아버지가 복수를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그가 브라이언과 아내 르노어(팜케 얀센 분)를 납치하면서 브라이언의 가족은 다시 한 번 위협에 맞닥뜨리게 된다.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한 '테이큰2'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장벽을 깨고 연휴 흥행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웰메이드 사극으로 호평받은 '광해'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만한 조건이다.
'광해'는 개봉 15일 차인 지난 27일 15만5천25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테이큰2'의 개봉 첫날 기록인 18만2천911여 명과 불과 3만 명도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연휴 중 '광해'의 역습을 조심스레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광해'는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에 빠진 광해군 8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난폭해져가던 광해(이병헌 분)는 도승지 허균(류승룡 분)에게 자신을 대신해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타고난 말솜씨로 왕의 모습을 흉내내던 재주꾼 천민 하선(이병헌 1인2역)이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와 광해의 대역이 된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 관객 사로잡을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늑대아이'
그런가 하면 가족 관객들의 눈길을 쉽게 사로잡을 만한 애니메이션 영화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어린이 관객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은 액션의 진수 '테이큰2'와 웰메이드 사극 '광해'보다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 혹은 '늑대아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두 영화의 등급은 모두 전체관람가다.
배우 강소라가 더빙을 맡은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공주 메리다가 주인공인 영화다. 7년 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한 생생한 텍스쳐는 3D 기술과 만나 보다 실감나게 살아났다. 디즈니 픽사에서 최초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 어머니와 딸 사이의 갈등과 화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가족 관객들의 흥미를 끌 법하다.
'늑대아이' 역시 모성과 사랑을 다룬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연출한 '늑대아이'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남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여대생 하나를 주인공으로 한다. 하나는 그가 늑대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의 아이 둘을 낳고 키우게 된다. 모성과 함께 성장해가는 하나의 모습, 늑대와 인간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의 갈등, 아름답게 그려진 광활한 자연은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그 외 29일 현재 극장가에는 김명민·유해진·염정아·정겨운·변희봉 주연의 '간첩', 곰인형 테드를 주인공으로 한 발칙하고 명랑한 코미디물 '19곰 테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등이 상영 중이다.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레빗이 주연을 맡은 '루퍼'와 '도둑들'의 중국 배우 임달화가 출연하는 '나이트폴' 역시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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