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준비 됐어요."
롯데 자이언츠에서 올 시즌 1선발 노릇을 하고 있는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은 지난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투구 내용이 나쁜 건 아니었는데 4회말 투구 도중 왼쪽 엄지발가락 안쪽에 통증을 느껴 강판했다. 공을 던지면서 왼쪽 발을 내딛다가 발가락에 무리가 왔다. 그런데 이후에도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결국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병원을 찾은 유먼에게 의사는 반깁스를 권했다. 하지만 유먼은 이를 거절했다. 반깁스를 할 경우 '개점 휴업' 시간이 좀 더 오래 갈 수 있다. 그래서 유먼은 실내화 착용을 원했다. 깁스를 한 환자들이 신는 병원용 실내화였다.
운동화를 신을 경우 부은 부상 부위에 압박이 더해져서 통증 완화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봉와직염에 걸릴 위험도 있기 때문에 실내화 착용을 선택했다. 반깁스를 한 것보다 움직이는데 더 편한 이유도 있다.
투구 동작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발가락 부위 부상 때문에 그동안 안정을 취한 유먼은 현재 하프피칭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실전 복귀를 앞두고 있는 그는 10월 3일쯤 마지막으로 몸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만약 이날 OK 사인을 받는다면 그는 10월 5일과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 2연전에 선발투수로 나올 수도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앞 경기가 될 지 아니면 최종전에 나갈 지 확정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유먼의 복귀 등판 날짜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롯데가 2위 탈환에 실패해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를 경우 1차전 경기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만약 롯데가 극적인 뒤집기로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면 또 등판 일이 바뀔 수 있다. 양승호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상황에 따라 최종 판단을 내리고 결정할 과제다.
유먼은 롯데의 포스트시즌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 승부이기 때문에 확실한 선발 카드인 그의 존재는 더욱 커진다.
롯데는 2008년부터 가을야구를 거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한 번도 한국시리즈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4년 연속으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해서는 한국시리즈에 나가지 못하는 등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롯데가 가을야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유먼의 정상적인 복귀와 활약이 필수조건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