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FC서울은 핵심적인 '두 가지 징크스'가 있다.
하나는 부산 원정 무승 징크스였다. 리그 정상 전력을 유지해온 서울이지만 부산 원정만 떠나면 유독 작아졌다. 지난 2006년 10월29일 이후 6년 동안 부산 원정을 떠나 단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었다. 6무3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았다.
서울의 '아름다운 축구'의 창시자 귀네슈 감독도, 2010년 서울을 1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빙가다 감독도 부산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부산은 그야말로 서울에게는 지옥과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최용수 서울 감독이 그 징크스를 드디어 깼다. 지난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1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따냈다. 적지에서 부산을 상대로 10경기 만에, 6년 만에 챙긴 감격스러운 승점 3점이었다.
최 감독은 스플릿 시스템에 들어가기 전 첫 경기인 부산 원정에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산에 가면 작아지는 서울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첫 경기 부산만 잡을 수 있다면 스플릿 시스템도 순조롭게 운영할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래서 부산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최 감독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최 감독은 부산전 승리 후 "스플릿 시작이 부산 원정이라 부담이 컸는데 공수가 안정되고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보여주면서 이겼다"라며 6년 만의 부산 원정 승리에 기쁨을 드러냈다.
지긋지긋했던 부상 징크스에서 탈출한 서울. 최 감독은 다음 징크스 탈출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수원전 징크스'다. 서울은 최근 수원에 6연패를 당하고 있다. 수원만 만나면 작아지는 서울이다. 경기는 압도해도 결과는 패배였다. 스플릿 시스템에서 수원과 홈, 원정 2경기가 남아있다. 최 감독은 마지막 남은 징크스 탈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부산전 후 최 감독은 "부산 원정 6년 무승 징크스가 깨졌고 이제 하나만 남았다. 그게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다들 알 것으로 생각한다. 먼저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늘 말을 꺼내서) 되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로 수원을 지목한 것이다.
최 감독은 수원전에서 새로운 전략을 시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무조건 승리한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부담감에 짓눌렸고 그라운드에서 제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패배를 피하자'로 목표를 틀었다.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편안한 마음을 가졌다. 승리보다는 패배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무승부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다. 무승부를 거쳐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를 쟁취한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부산 원정 징크스에서 탈출한 서울과 최 감독이 수원전 징크스에서도 탈출할 수 있을까. 운명의 수원전은 오는 10월3일 펼쳐진다. 장소는 수원의 홈구장인 수원 월드컵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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