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박주영(27, 아스널)이 드디어 해냈다. 박주영이 환상적인 골을 넣으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부정적 시선을 털어내고 모든 논란을 종식시켰다.
박주영은 10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 선제 결승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박주영의 골에 이어 후반 구자철의 쐐기골로 숙적 일본을 완벽하게 물리쳤다.
박주영다운 환상적인 골이었다. 전반 37분 아크 중앙에서 공을 받은 박주영은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며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일본 수비를 한 번에 침몰시키는 화려한 움직임이었다. 일본 수비수 3명이 따라붙었지만 박주영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 골은 박주영의 일본전 통산 7번째 골이었다. U-20 청소년대표 시절 4골, 올림픽 대표 시절 1골, A대표팀에서 1골, 그리고 이번 런던 올림픽 3~4위전에서 최고의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승리를 부른 골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숙명적 라이벌 일본을 무너뜨리고 얻은 영광이기에 기쁨은 2배, 3배다.
박주영은 이 골로 자신과 관련된 모든 논란을 종식시켰다. 그를 비난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병역 연기 논란에서 박주영은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빠져나왔다. 박주영은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경기력 논란에서도 벗어났다. 지난 시즌 소속팀 아스널에서 철저히 배제돼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 떨어졌던 상태였다. 런던 올림픽이 시작돼서도 박주영은 예전의 몸놀림은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끝까지 박주영을 신뢰하고 경기장에 내보냈다. '박주영이라면 언젠가는 한 방 터뜨려줄 것이다'라는 절대적인 믿음이었다. 박주영은 홍 감독의 이런 믿음에 보답하며 경기력 논란을 완벽히 종식시켰다.
박주영은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영웅이 됐다. 논란 속에서도 홍 감독이 왜 박주영의 손을 잡아 함께 런던으로 갔는지, 박주영이 오래토록 기억될 골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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