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골을 막는데 공을 들였다. 골 넣는 기계 메시만 막으면 다른 동료들의 움직임이 봉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메시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수비수들을 현혹했다. 메시의 동선 파악에 급급했던 한국 수비진은 다른 이들의 움직임을 놓쳤고 네 골을 내주며 1-4로 패했다.
메시는 골을 넣지 않았지만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네 골 중 세 골이 메시의 발에서 시작됐다. 메시는 움직임으로 한국의 공간을 파괴했다.
비슷한 장면이 8일 오전(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연출됐다. 무대는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한국-브라질의 4강전, 주인공은 '제2의 펠레'로 불리는 네이마르(산토스)였다.
왼쪽 날개로 나선 네이마르는 살금살금 뛰며 한국의 수비 공간을 파고드는데 집중했다. 전반 30분까지 두세 명의 한국 수비진이 협력 플레이로 네이마르를 막아내면서 봉쇄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실수가 잦아지면서 네이마르의 움직임도 서서히 자유로워졌다. 서서히 홍명보호 구성원은 네이마르의 움직임에 현혹됐다.
0-1로 뒤진 후반 11분, 네이마르는 현란한 개인기 돌파로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수비의 시선은 네이마르에게 쏠렸고 이 순간 그의 패스는 아크 중앙으로 흘렀다. 뒤에 있던 레안드로 다미앙을 놓쳤고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18분에도 네이마르는 또 개인기로 파고들었다. 흐름이 브라질로 넘어간 상황에서 수비진은 네이마르를 막는데 급급했다. 또 다시 뒤의 다이망을 놓쳤다. 우리 수비진의 발에 맞고 굴절됐지만 네이마르는 정확한 패스 길을 알고 있었다.
한 골도 넣지 않은 네이마르였지만 승리의 중심에는 분명히 그가 있었다. 홍명보호 수비진이 꼼짝 못할 만큼 그의 플레이는 지능적이었다. 한국에게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메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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