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176일만의 승리' 신재웅 "돌아가신 어머니께 기도"

[정명의기자] "돌아가신 어머니께 힘 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어머니가 그의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 LG 트윈스의 좌완 투수 신재웅이 무려 2천176일만의 승리를 맛보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신재웅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호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신재웅의 호투로 시즌 3연패와 함께 두산전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지난 2006년 이후 거의 6년만의 선발 등판. 게다가 상대팀은 자신을 방출시켰던 두산이었다. 의미 있는 등판에서 신재웅은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맘껏 뽐내며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신재웅은 "중 2때 돌아가신 어머니께 경기 전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며 "어머니가 도와주셔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방출생 신분이던 자신을 신고선수로 입단시켰던 차명석 투수코치에게는 "못난 놈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신재웅은 지난 2006년 8월11일 잠실 한화전에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각광을 받았다. 9회초 안타를 내주며 아쉽게 노히트노런을 놓친 경기였다. 그러나 이후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뒤 방출의 아픔을 겪으며 서서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이에 대해 신재웅은 "지난 6년을 돌이켜 보면 그냥 시간을 소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어진 시간 동안 나름대로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개인적 승리보다는 팀 성적이 안 좋은 가운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팀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아픔을 딛고 재기의 날개짓을 시작한 신재웅. "아프다고만 생각하면 그것밖에 안될 것 같았다"는 그의 말에서 그간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신재웅의 야구 인생 제 2막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