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발도 묶였다. 현저하게 줄어든 도루 개수에서도 SK 타선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5일 현재 SK의 팀 도루는 39개다. 가장 많은 넥센(96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SK의 '발야구'는 올 시즌 꾸준히 부진했다. SK는 4월 12개, 5월 12개, 6월 14개, 7월 1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시즌은 반환점을 돌았다. 올 시즌 팀 도루 100개를 넘길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SK는 지난해 69경기를 치른 7월 6일까지 61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삼성이 82개로 가장 많았고, SK는 LG(78개)-두산(70개)-KIA(68개)에 이은 5위였다. 순위는 5위지만 도루 개수 차이는 적었다.
SK는 빠른 발을 적극 이용하는 팀이었다. SK는 2007년 136개, 2008년 170개, 2009년 181개, 2010년 161개, 지난해 105개의 팀 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늘 상위권이었다.
언제든 뛸 수 있는 선수가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는 대비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많아 복잡해진다. 투수도 견제구를 던지는 등 주자에 신경을 쓰게 된다. 의도치 않은 실책성 플레이를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 SK는 기민한 주루 플레이가 자취를 감췄다. 도루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정근우가 팀 내 가장 많은 10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2위가 6개의 김재현이다. 이밖에 김강민(5개), 최정(5개), 최윤석(3개) 정도가 상위권 선수들이다. 리그 도루 1위는 KIA 이용규로, 25개다.
출루율 자체가 낮으니 도루할 확률도 낮다. SK의 팀 출루율은 3할2푼7리로, 7위다. 안타는 572개로 가장 적다. 반면 팀 홈런(65개)과 장타율(3할9푼1리)은 1위에 올라 있다. 안타가 적으면 뛰어서라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 득점 루트가 단순해진 SK는 상대 팀에게 더는 까다로운 존재가 아니다.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선수들이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것도 도루가 적은 이유 중 하나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뛰는 분위기였다면 어떻게든 극복하려 애썼겠지만, '안 해도 그만'인 도루를 굳이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할 필요가 없었다.
눈에 띄는 것은 도루 성공률과 실패율이 같다는 것이다. 도루 39개를 기록하면서 실패도 39번 했다. 도루 실패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시도 자체도 적지만, 도루 시도를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혹시 아웃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바탕에 깔려 있다.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은 "활발하게 뛰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도루 감소는 팀 방침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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