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한준기자] 경기장 전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취재 기자들이 모여 있던 기자실도 조용했지만 들뜬 분위기가 흘렀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용훈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퍼펙트게임까지 아웃 카운트 5개를 남겨뒀다.
이용훈은 이날 8회 1사까지 LG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7호까지 퍼펙트 행진을 한 그는 8회말 선두 타자 정성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어 타석에 나온 최동수가 이용훈이 던진 초구를 쳐 안타를 만들었다.
최동수가 친 타구는 롯데 유격수 정훈의 글러브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만약 이 타구가 정훈에게 걸려 아웃으로 연결됐다면 이용훈의 대기록 달성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질 수 도 있었다. 최동수의 안타가 나오는 순간 잠실구장엔 탄성이 가득했다.
이용훈은 지난해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 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 2군 통틀어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당시 이용훈은 9회까지 27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11구를 던졌고 삼진 10개를 잡아내면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당시 그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김사훈이다.
이용훈에 앞서 퍼펙트게임에 근접했던 선수는 전 두산 베어스 투수 다니엘 리오스다. 그는 지난 2007년 10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와 경기에서 9회 초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갔다.

리오스는 아웃카운트 두 개만을 남겨 놓고 있었고 타석엔 강귀태(현 넥센 히어로즈)가 들어섰다. 강귀태는 리오스에게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대기록은 아쉬움 속에 달성되지 못했다.
이용훈과 24일 선발 맞대결을 한 LG 벤자민 주키치도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아깝게 놓친 기억이 있다. 2011년 8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온 주키치는 8회초 2사까지 완벽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그러나 이양기에게 안타를 허용해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하지만 주키치는 이날 8-0 완봉승을 거둬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퍼펙트게임은 프로 원년이던 1982년 황규봉(당시 삼성 라이온즈)에게서도 나올 뻔했다.
황규봉은 1982년 8월 15일 열린 삼미 슈퍼스타전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했는데 양승관에게 중전안타를 맞는 바람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다.
퍼펙트게임은 놓쳤지만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경우는 그 동안 두 차례 있었다. 1988년 빙그레(한화 이글스 전신) 투수 이동석과 1997년 한화 정민철(현 한화 투수코치)이 주인공이다.
이동석은 1988년 4월 1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와 당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선동열(현 KIA 타이거즈 감독)과 맞대결했다. 이동석은 이날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 등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지만 7회와 8회 말 장종훈, 강정길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내 퍼펙트게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당시 빙그레는 해태에게 1-0으로 승리하며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웠다.
정민철도 1997년 5월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OB 베어스(두산 전신)와 경기에서 8회 초 1사까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그러나 심정수(은퇴)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시켜 아깝게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당시 한화는 8-0으로 OB에게 승리했고 정민철은 통산 두 번째 노히트 노런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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