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 축구팀이 펼치는 공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기록은 '유효슈팅'이다.
유효슈팅이란 골대 안으로 향하는 슈팅을 말한다. 즉 골이 되거나, 골대를 맞추거나, 골대의 범위 안에서 골키퍼에 막히는 슈팅이다. 유효슈팅을 많이 시도하는 팀은 그만큼 골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정확한 슈팅을 많이 시도했다는 의미다. '묻지마 슈팅'이 아닌, 정교하게 만들어진 슈팅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유효슈팅이 많은 팀이 질 높은 공격을 한다고 평가받는다. 또 유효슈팅이 많으면 많은 팀일수록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K리그 16라운드가 끝난 현재 유효슈팅 1위 클럽은 어디일까. K리그 1위 서울? '닥공'의 전북? 방울뱀 축구의 제주? 파워 축구의 수원? 대부분의 이들이 K리그 상위권에 있는 강팀들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아니다. 놀랍게도 유효슈팅 1위는 K리그 10위에 머물고 있는 성남이다.
성남이 다른 클럽들보다 1경기를 더 치르기는 했지만 유효슈팅에서 K리그 상위권 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성남은 총 106개의 유효슈팅을 때리며 서울(95개), 전북(90개), 수원(83)개, 제주(103개)에 앞서고 있다.
성남이 그만큼 K리그에서 질 높은 공격을 했다는 의미다.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롱패스가 아닌 세밀한 짧은 패스로 유효슈팅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은 K리그 정상급 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성남의 총 득점은 16골이다. K리그 10위로 처져 있다. '닥공' 전북이 35골로 독보적인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유효슈팅은 1위인데 총 득점수는 10위. 성남의 '아이러니'다.
성남에 왜 이런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골결정력 부족이다. 성남의 공격진들은 상대 문전까지는 잘 가고 슈팅도 날리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못해주고 있다. 올 시즌 성남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신태용 성남 감독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머리가 아프다. 그 많은 유효슈팅 중 조금만 더 집중해 골 수를 늘렸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요반치치의 부진이 크다. 그는 아직까지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3골이 전부다. K리그 상위권 스트라이커와 비교해 한참 모자라다. 서울 데얀 10골, 전북 이동국 8골, 제주 자일 8골, 수원 라돈치치 7골 등 기회를 확실히 마무리지어주는 스트라이커들이 있는 팀들이 상위권 순위를 점령하고 있다.
요반치치를 보좌하는 성남의 공격 옵션들도 골결정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한상운, 에벨찡요 등도 제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그나마 에벨톤이 7골로 선전을 했지만 혼자로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골대 강타, 페널티킥 실축 등 운도 성남을 따르지 않았다.
이제 성남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신 감독은 요반치치를 향한 신뢰를 놓지 않고 있다. 에벨톤도 부상에서 돌아왔고 한상운도 팀에 녹아들고 있다.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대전과의 K리그 17라운드. K리그 유효슈팅 1위팀 성남이 그에 걸맞은 많은 골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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