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를 앞두고 가장 큰 걱정으로 공격수 부재를 꼽았다. 대니 웰벡(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앤디 캐롤(리버풀) 등이 있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를 쉽게 자신하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공격 걱정 출발점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루니는 지역예선 몬테네그로와의 경기에서 상대에 거친 파울을 범해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재심 청구로 출전 정지가 1경기 줄어 2경기가 됐지만, 유로 2012 조별리그에서의 두 경기 징계는 재앙에 가까웠다.
때문에 그를 대표로 선발해야 하느냐를 놓고 FA가 고민에 빠질 정도로 루니의 징계 파장은 컸다. 돌파력이 좋고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뒤지지 않는데다 발군의 프리킥 등 자유자재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저돌적인 이미지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공격수라 더더욱 아쉬웠다. 그렇지만 루니는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잉글랜드는 예선 두 경기를 그 없이 치러야 했다.
숙적 스웨덴과 2차전에서 웰벡과 캐롤이 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해줬지만 루니에 대한 갈증은 여전했다. 3차전을 앞두고 로이 호지슨 감독은 "루니의 출전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징계가 풀려 출전할 수 있게 된 루니가 우크라이나와 3차전에서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루니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유로 2012 D조 3차전에서 후반 3분 1-0 승리를 만드는 결승골을 넣으며 잉글랜드에 8강을 선물했다. 탁월한 위치 선정에 이은 정확한 점프로 헤딩골을 작렬했다.
실상 루니의 이날 플레이는 그렇게 내세울 것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종료 후 오랜 실전 감각 저하로 동작 자체가 느렸다. 전반에 루니가 한 것은 헤딩슛 한 차례였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루니는 우크라이나의 전반 공세에 수비로 공헌했다. 루니가 뒤에서 달려들어 상대 움직임을 방해하면서 전반 초반 빠른 패스로 잉글랜드 수비를 깨려 했던 우크라이나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잘 버틴 잉글랜드는 후반 3분 루니의 골로 살아났다. 스티븐 제라드가 오른쪽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받은 루니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수비수 두 명에 맞고 굴절되면서 방향이 꺾여 다소 애매했지만 루니는 특유의 순간적인 빠른 움직임으로 골 사냥에 성공했다.
골을 넣은 후 루니의 움직임은 더욱 좋아졌다. 맨유에서 자주 보여준 빠른 공격 전환의 선봉에 섰다. 우크라이나 수비진은 루니의 동선을 쫓다 제라드의 패스를 차단하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하며 전체적인 팀 균형이 무너졌다. 루니 한 명 가세로 확 달라진 잉글랜드다. 이제 남은 것은 사상 첫 우승을 향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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