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6일 K리그 14라운드 성남 일화와 대구FC의 경기가 펼쳐진 탄천종합운동장. 신태용 성남 감독은 가용할 수 있는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시켰다.
에벨찡요, 한상운으로 이어지는 공격진, 김성환, 윤빛가람의 중원, 사샤, 임종은이 버티는 수비진 등 성남은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했다. 대구전 승리를 위해, K리그 순위표에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성남은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사실 신태용 감독은 베스트 멤버를 아껴두고 싶었다. 오는 29일 열리는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때문이다. 지난 23일 FA컵 32강전 수원시청과의 경기에 나선 베스트 멤버들에게 휴식을 줘 체력을 비축시키고 싶었다. 그래야 분요드코르전에 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남이 처한 현실에 신 감독은 이날 대구전에도 베스트 멤버를 출동시킬 수밖에 없었다. K리그 10위로 밀려나 있는 성적 때문에 K리그에서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대구에마저 진다면 성남은 K리그에서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는 분요드코르 관계자들이 경기장을 찾아 성남 전력을 분석하러 왔다. 성남의 한 관계자는 "분요드코르에서 3명의 관계자가 성남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구전 베스트 멤버가 분요드코르전 출전 멤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성남은 분요드코르가 지켜보는 앞에서 모든 전력을 노출해야 했다. 신 감독은 분요드코르가 보고 있는 것을 알았고, 트릭도 쓰며 혼란을 주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신 감독은 분요드코르가 보는 앞에서 눈물을 머금고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켜야만 했다.
대구전이 열리기 전 만난 신 감독은 "사실 대구전에 베스트 멤버를 다 내보내면 안 된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분요드코르가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전 멤버 그대로 분요드코르전에 나갈 가능성이 크다. 가용 인원이 없다"며 대구전에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신 감독은 "분요드코르가 보고 있어 나도 트릭도 쓰고 혼란을 주고 싶다. 지난 13라운드 경남전에서 이겼다면 그렇게 했을 텐데 경남전에서 지는 바람에 대구전이 너무나 중요한 경기가 됐다. 그래서 베스트 멤버들이 모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시켰지만 성남은 아쉽게도 대구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윤빛가람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가운데 얻은 소득이다. 분요드코르가 보고 있었지만 큰 손해는 입지 않았다. 분요드코르 앞에서 성남 베스트 멤버의 무서움을 조금이나마 자랑할 수 있었다.
성남의 한 관계자는 "분요드코르가 보고 있어도 베스트 멤버들이 총출동한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것이다. '볼테면 봐라'라는 자신감이다. 그들이 모든 것을 다 본다고 해도 성남이 불리할 것은 없다"며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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