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에서 '작은 거인'이 탄생했다. 대졸 신인투수 최성훈(23)이다.
최성훈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데뷔 후 첫 선발 등판했다. 상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25). 최성훈의 1군 경험은 지난 4월28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한 1.1이닝 투구가 고작이었다.
경기의 승부는 불 보듯 뻔할 것 같았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야구의 세계다. 최성훈은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류현진에게 완승을 거뒀다. 괴물 앞에서도 당당히 자기 공을 던진 것이 첫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최성훈은 "류현진 선수와 붙는 것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며 "워낙 대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지려 노력했다"고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소감을 전했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선발 등판을 앞둔 최성훈에 대해 "류현진이 던지는 것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성훈은 공부뿐만이 아니라 아예 류현진을 이겨버리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최성훈은 이날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안타 6개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실점은 김태균의 투런홈런에 의한 2점 뿐이었다. 최성훈은 "3번의 병살타 모두 몸쪽으로 직구를 던져 유도해냈다"고 말했다. 김태균에게 허용한 홈런 역시 몸쪽 공을 던지다 얻어 맞은 것. 그만큼 최성훈은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펼치는 대담함을 보였다.
최성훈은 키가 큰 편이 아니다. 프로필상 신장은 178㎝다. 187㎝의 류현진과는 체구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최성훈은 자신의 선발 데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빛나는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골리앗 앞에 주눅들지 않은 '작은 거인' 최성훈은 호투를 펼치며 팀에 2연승을 안겼다. 김기태 감독은 "첫 승 축하하고 앞으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고 제자에게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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