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끝없는 인내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함부르크의 아들' 손흥민(함부르크SV)이 14일 독일 함부르크 임테흐 아레나서 열린 '2011~2012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하노버96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12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1-0 승리에 주역이 됐다.
지난해 12월 뉘른베르크전 이후 처음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는 선수라는 것을 핑크 감독에게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날 손흥민은 무려 7차례의 슈팅을 시도했다. 상대팀 하노버가 기록한 전체 슈팅과 똑같다. 혼자서 함부르크의 공격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골장면은 경기의 압축판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한 명의 수비와 경합에서 이긴 뒤 균형을 잃지 않고 거침없이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들었다. 슈팅을 시도하려는 순간 네 명의 수비가 각을 좁혔지만 낮게 깔아 차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막힌 골을 만들었다.
부친 손웅정 씨가 가르친 기본기가 빛을 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수비수를 흔들며 방향 전환을 하는 과정에도 몸의 균형이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 손웅정 씨는 손흥민에게 화려함보다 기본에 충실하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과외를 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시작 후 초반 3골을 터뜨리며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핑크 감독이 부임한 뒤 벤치로 밀려났다. 핑크 감독이 유망주보다는 검증된 선수를 먼저 기용하다 보니 출전 시간이 줄었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적은 시간에서 온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경기 스타일도 핑크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다소 동떨어졌다. 함부르크는 문전에서 몇 번의 기회를 만들어 슈팅하는 신중한 공격 전개가 많았다. 한두 번의 볼터치 뒤 곧바로 슈팅을 시도하는 손흥민 특유의 공격 스타일과는 다소 떨어졌다.
그래도 모처런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침착했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으면서도 최선을 다했다. 특히 미드필드에서의 공격 전개 능력이 떨어져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골을 넣고 팀 승리에 공헌해 기뻤다"라며 즐거워한 뒤 "감독은 내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말은 내게 늘 자신감을 심어줬다"라며 인내한 결과 골과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의 골로 승점 34점을 획득하며 14위를 유지했다. 강등권인 16위 FC쾰른과는 6점차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3경기 남은 상황에서 손흥민의 골이 팀에 최선의 상황을 만들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