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13일 문학 SK-한화의 시즌 첫 맞대결. 양 팀 선발로 나선 마리오와 류현진은 각각 7이닝,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한화는 이날 단 2안타에 묶이며 고전했다. 1회초 강동우의 안타 이후 두 번째 안타는 8회에나 나왔다.
한화로선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5회초 1사 후 신경현이 마리오의 5구째 146㎞ 높은 투심을 잘 노려쳐 중견수 방면으로 날렸다. 잡기 애매한 위치였다. 그러나 중견수 김강민이 타구 위치를 잘 판단해 몸을 날렸고, 아웃 카운트가 늘어났다. 신경현은 허탈했다. 이후 0-0의 균형은 10회초까지 이어졌고, SK는 10회말 정근우의 끝내기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다.
1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SK의 호수비가 빛난 장면이 있었다. 3-1로 앞선 5회말,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강정호의 강한 직선 타구를 3루수 최정이 넘어지며 잡아냈다. 마운드에 있던 로페즈가 박수를 보내줄 정도로 멋진 수비였다. 이날 SK는 5-1로 이겼다. 이만수 감독은 "최정의 수비 덕분에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이런 수비가 로페즈로 하여금 자신 있게 던질 수 있게 했다"고 칭찬했다.
SK는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에도 SK의 끈끈한 팀 컬러는 변함이 없다. 이 감독은 "타율은 잘해야 3할 아닌가. 관건은 수비다. 수비는 수치로 따지면 9할이 넘어야 한다"면서 수비를 강조한다.
호수비는 투수의 피칭에도 직접 영향을 끼친다. 안타를 내주더라도 더블플레이를 시켜줄 야수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던지는 투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SK 외국인 투수 마리오는 "SK는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모두 잘하는 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05년 미국 마이너리그(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에서 데뷔한 마리오는 지난해까지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AA, AAA)에서 활약했다.
그는 "지금까지 경험한 팀 중 SK의 수비 수준이 전체적으로 매우 높다"며 "나는 던질 뿐이다. 나머지는 수비수들에게 맡긴다. 타자가 잘 쳐 안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수비수가 막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잡아주니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면서 SK 수비에 크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서 FA 이적한 투수 임경완도 SK 수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SK 수비 수준은 다른 구단과 다르다"고 말한 임경완은 "최정이나 정근우 등 모든 야수가 수비를 정말 잘한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미리 알고 있는 느낌이다. 놀라울 따름이다"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러니 투수들이 투구 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임경완은 "수비가 좋으면 공 던지기가 한결 수월하다. 수비수를 믿고 던지면 되니까. 특히 나는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므로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고마워했다.
그렇다면 야수가 직접 느끼는 SK 수비는 어떨까. 지난 2010년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외야수 안치용은 "다른 팀과는 수준이 다르다"며 "병살로 이닝을 마칠 기횐데도, 살리지 못하는 팀이 많다. 그러나 SK는 병살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공을 잡는 위치, 송구 등의 기본 실력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캠프에서도 타격보다는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개인 훈련을 제외한 타격 훈련은 30분 정도지만, 수비 훈련 시간은 2시간에 달한다. 그만큼 수비에 비중을 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다. 최근 수 년간 한국시리즈 단골 멤버였던 SK가 올 시즌도 4승1패로 초반 선두를 달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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