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MBC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하이킥3' 마지막회는 새드엔딩 없이 해피엔딩의 열린 결말을 맞았다.

지원(김지원 분)은 진정한 행복을 찾아 학교를 그만 뒀고, 김지원을 짝사랑했던 안종석(이종석 분)은 명문대 명인대에 진학하기 위해 기숙학원으로 들어가 학업에 열중하기로 결심했다. 안내상은 '안스 월드'라는 폭죽 회사를 설립하며 새 사업의 축포를 터뜨렸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하선(박하선 분)과 지석(서지석 분) 커플은 뜨거운 포옹으로 재회하며 해피엔딩을 예고했다. 승윤(강승윤 분)은 대통령이 됐으며, 수정(크리스탈 분)은 그의 통역을 맡으며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적의 미래 아내는 진희였다. 이적은 "여기까지가 소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전부 실화다. 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는 내 즐거운 상상"이라고 말하며 결말을 시청자들의 해석에 맡겼다.
지난 9월 첫방송을 시작한 '하이킥3'는 화려한 성공을 거뒀던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전작들이 늘 새로운 스타들을 배출했었기에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오디션과 캐스팅 소식은 큰 화제가 됐다. 시트콤의 침체기를 부활시켜줄 것이라는 믿음도 컸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덕분일까. 막상 두껑을 연 '하이킥'은 전작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 했다.
물론 10%대의 시청률을 꾸준하게 유지했고, 동시간대 1위도 지켰다. 그러나 20%대에 달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체감 인기가 현저히 떨어졌다.
다소 식상한 소재 등으로 에피소드의 화제성이 떨어졌고, 인기 캐릭터의 부재가 아쉬움을 낳았다. 지나치게 러브라인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으며, 다소 우울한 설정 등으로 웃음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킥3'를 무조건적인 실패작으로 규정 지을 수 없다. 김병욱 PD의 시트콤이 또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
'하이킥3'의 주인공들은 동화 속 인물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현실에 좌절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있고, 웃음으로 포장됐지만 사회적 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있다.
진희는 팍팍한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충분한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에 실패하고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은 눈물 겨우면서도 충분히 공감 간다. 찌질한 고시생 영욱이나 힘없는 가장 내상도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주인공들은 제목 '역습'과 달리 거창한 인생 역전을 일궈내지는 않았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희망을 알렸다.
'하이킥3'는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청춘 스타들을 탄생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박하선은 시트콤의 최대 수혜자였다. 단아한 이미지였던 그는 귀여우면서도 어리숙한 모습으로 연기 변신, 코믹 연기를 곧잘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뿌잉뿌잉' 이종석이나 백진희, 김진희 등 다소 인지도가 낮았던 배우들도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으며, 강승윤과 크리스탈 등은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
'하이킥3'는 6개월의 여정 속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시청자들과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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