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오 마이 히어로!" 조 알바레즈 SK 코치가 안정광을 향해 소리쳤다. 역전을 일궈낸 결승 투런포의 주인공. 더구나 상대 투수는 리그 최강 마무리투수 삼성 오승환이었다.
안정광은 21일 문학 삼성전 7회말 2-2 동점 상황에서 오승환으로부터 투런포를 뽑아내 SK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전날에 이어 삼성에 시범경기 2연승을 거뒀다.
안정광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비록 시범경기이긴 했지만, 프로 데뷔 이후 1군서 처음으로 맛본 짜릿한 홈런 손맛이었다. 안정광의 홈런 기록은 2군서 때린 3개가 전부다. 안정광은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상의 적시타로 2-2 동점이 된 7회말 2사 2루. 안정광은 오승환과 볼카운트 2-2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오승환의 7구째 142㎞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왔고 안정광은 힘껏 잡아당겨 좌측 폴대를 맞히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안정광은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가 될 줄 알았는데 뛰면서 보니 점점 멀리 날아가더라. '홈런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폴대에 맞았다. '땅!' 소리가 들렸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나도 모르게 팔이 올라갔다"면서 홈런 친 상황을 설명했다.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뽑아낸 홈런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오승환의 피홈런 기록은 지난해 5월 20일 대구 두산전 이후 306일 만이다. 안정광은 "그동안 시범경기서 안타가 없었다. 오늘은 꼭 안타를 치자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최고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쳐 더 기쁘다.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기뻐했다.
입단 3년차 백업 내야수 안정광에게는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전지훈련서 간결하게 바꾼 타격 폼이 점점 몸에 익어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안정광은 "캠프 이후 주춤했는데, 새 타격폼에 익숙해지면서 밸런스도 잡히고 있다. 그동안 연습한 보람을 느낀다. 무조건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이제 1군 정규시즌서 오승환과 붙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홈런을 맞은 오승환은 경기 후 "맞은 건 맞은 거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오승환의 구속은 145㎞를 넘지 않았다. 당연히 전력투구가 아니었다. '오승환이 정규시즌이 되면 이를 악물고 던질 것'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안정광은 "그럼 저도 이 악물고 쳐야죠"라고 응수하면서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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