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낙제생들이 재시험을 통과했다. 이로써 LG 트윈스의 주전 경쟁도 앞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전지훈련을 앞두고 지난 10일 전체 선수단 체력테스트를 실시했다. 자율훈련 기간 동안 얼마나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스프링캠프 제외라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낙제생들의 명단은 충격적이었다. LG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의 이름이 다수 포함된 것이다. '뉴 에이스' 박현준을 비롯해 주전 포수 후보 김태군, 투수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우규민과 유원상 등이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충격파는 탈락자 본인들에게도 크게 전달됐다. '설마' 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선수로서의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독하게 마음을 다잡은 이들은 국내에 남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다음 기회를 기다렸다.
기회는 머지않아 찾아왔다. 29일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에서 2차 체력테스트가 열린 것. 1차 테스트에서 탈락했던 박현준, 김태군, 우규민, 유원상, 양승진 등이 참가해 무난히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들은 오는 2월3일 팀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3일은 사이판에서 훈련하던 투·포수조가 야수조가 있는 오키나와로 이동하는 날이다. LG 전력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 전원이 한 장소에 모이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로소 선수들의 주전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현준도 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상 박현준은 주키치, 리즈와 함께 선발을 책임질 선수다.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후보는 2차 체력테스트를 통과하며 스프링캠프 합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유원상과 지난해 전천후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던 임찬규, 넥센에서 트레이드 돼온 김성현 등이다. 지난해 4~5선발로 꾸준히 등판했던 김광삼도 선발 수성을 안심할 수 없다.
김태군이 합류하게 되면 안방마님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LG 주전포수는 그동안 조인성이 SK로 FA 이적한 뒤 무주공산이 된 포지션이다. 사이판에서 먼저 훈련하고 있던 심광호, 윤상균, 조윤준, 나성용, 유강남 등이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가장 유리한 입장이라고 여겨졌던 김태군으로서는 체력 테스트 탈락을 교훈삼아 더욱 훈련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무리를 포함한 불펜진 역시 마찬가지다. 이상열 외에는 믿을 만한 좌완이 없는 현실에서 캠프 합류 예정인 양승진이 신인 최성훈과 경쟁해 1군 진입을 노린다.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마무리 역시 우규민이 유력한 가운데 또 다른 후보가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출발은 늦었다. 그러나 늦은 만큼 성과도 있었다.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고 선수단 전체에 긴장감도 불어넣었다. 이제는 본격적인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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