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집안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라 불리는 올 시즌 FA 시장이 열리면서 외부 영입은커녕 내부 FA 선수를 잔류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LG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명의 소속팀 선수가 FA를 선언했다. 안방마님 조인성을 비롯해 활용도가 높은 이택근, 올 시즌 중 넥센에서 트레이드돼 마무리로 활약했던 우완 송신영, 좌완불펜 기근 속에 꾸준히 제 몫을 해준 이상열 등 하나같이 팀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LG는 당초 이들을 전부 붙잡는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 나머지 선수들도 협상이 쉽지는 않은 상태지만 특히 이택근과는 커다란 의견차를 보이며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접촉한 선수는 이상열. LG 구단은 지난 11일 4명 가운데 처음으로 이상열과의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그러나 이상열은 구단에서 제시받은 금액에 섭섭함을 느끼고 타구단과와 접촉을 해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3일에는 송신영이, 14일에는 이택근과 조인성이 협상을 가졌으나 모두 의견차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특히 이택근의 경우 구단측의 제시액에 큰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첫 협상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쉽지만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FA 선수들과의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철 운영팀장은 14일 늦은 오후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인성과는 잘 해보면 될 것 같지만 이택근과는 온도차가 상당하다"며 "영상과 영하의 차이라 좁히기 쉽지 않다"고 앞으로의 협상에 난항을 예고했다.
이어 김 팀장은 "구단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면서까지 (계약을) 할 필요는 없다. 구단에서도 터무니 없는 금액을 부른 것도 아니고"라면서도 "19일까지는 계속해서 만나 볼 생각"이라고 우선협상 기간까지는 이택근과의 협상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올 시즌 FA 시장에는 총 17명의 선수가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그 중 4명이 LG 선수다. 시장이 열릴 때부터 LG는 "외부 영입보다는 가진 선수들을 가지고 잘 해보겠다"고 내부 단속에 집중할 것임을 드러냈다. 그러나 4명을 모두 잔류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LG도 외부 FA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FA 선수를 타구단으로 이적시킬 경우 보상금을 챙길 수 있다. 여기에 잔류시 책정했던 해당 선수의 몸값을 더하면 넉넉한 실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마침 이번 FA 시장에는 LG가 탐낼 만한 투수들이 많다. 이승호(20번), 이승호(37번), 정대현(이상 SK), 정재훈(두산) 등은 LG의 취약점인 불펜을 보강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 역시 우선협상기간 내에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에 실패할 경우 타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 LG가 섭섭치 않은 금액만 배팅한다면 영입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LG가 4명의 소속 FA를 모두 잔류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 관심은 내부 단속에 난항을 겪고 있는 LG가 작전을 바꿔 외부 영입에 힘을 기울일 것인지로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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