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8개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사태와 관련, 현 집행부와 공식적으로 만나 결판을 내기로 결정했다. 사퇴 요구 여부는 현 집행부의 해명을 직접 듣고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프로야구 각 구단 고참 선수들과 구단 대표 선수들은 10일 오후 대전 역사 2층 회의실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선수협의 이미지를 손상시킨 고위간부 A씨와 손민한 회장에 대한 사퇴요구에 앞서 14일 최종적으로 만나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현 선수협 고위간부 A씨는 지난 4월 선수들 초상권 관련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선수협의 위상을 실추시켜 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하지만 A씨는 이후에도 현직을 계속 유지하는 등 선수협 쇄신이 지지부진했고, 그 결과 각 팀 고참급 선수들이 모임을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또 강병규, 김광현 등 선수협 창립 당시 주축멤버까지 이날 자리에 참석해 현 집행부의 문제점을 선수들에게 알렸다.
A씨는 지난 4월 온라인게임개발업체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독점 사용에 대한 청탁과 함께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삼성과 KIA를 제외한 6개 구단 선수 총 11명이 모임에 참석해 3시간 이상 난상토론을 거친 끝에 현 집행부에게 선수들을 위한 선수협의 행정을 맡길 수 없다고 뜻을 모으고, 사퇴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삼성 진갑용과 KIA 이종범은 동의의 뜻을 위임장을 써 이미 전달한 상황.
이호준, 최동수(이상 SK), 홍성흔, 송승준(이상 롯데), 손시헌(두산), 이병규, 박용택(이상 LG), 신경현, 류현진(이상 한화), 송지만, 김일경(이상 넥센) 등 참석한 각 구단 선수들은 이 자리서 현 집행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선수협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최종결론이 나지 않은 검찰 측 자료만으로는 현 집행부의 해임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고, 결국 선수들은 14일 고위간부 A씨 및 손민한 회장을 만나 마지막 해명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은 이 자리서 현 집행부의 해명을 듣고 공식 해임을 요구할지, 계속 지켜볼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이날 선수 모임을 대표해 공식 인터뷰에 나선 홍성흔은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좋은 일로 모여야 하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모여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14일 A씨와 손민한 회장, 그리고 고참 대표와 선수협 대표(대의원)가 함께 모여 얘기를 듣고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 그 때까지 좀 지켜봐 달라"고 회의결과를 밝혔다.
이어 홍성흔은 "현 집행부가 어떻게 했는지 한 쪽 얘기만 들었다. 해명을 들어야겠다"며 "우리 생각과 현 집행부 생각을 조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 상황에서는 해임으로 8개구단 대표들이 모두 뜻을 모았다. 14일 만남 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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