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사상 최대 규모의 FA 시장이 열린 가운데 소속팀 선수 중 4명이나 FA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 외부 영입에 앞서 일단은 집안단속부터 힘을 쏟아야 하는 LG다.
한국야구위원회는 9일 FA 신청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17명이 FA 자격을 행사했고, 그 중 4명이 LG 선수들이다. 조인성, 송신영, 이상열, 이택근이 그 주인공. LG로서는 4명 모두 놓칠 수 없는 선수들이다.
먼저 조인성은 LG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다. 아직까지 LG에 조인성을 대체할 만한 기량을 갖춘 포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백업 포수로는 김태군과 심광호가 있지만 주전 마스크를 쓰기에는 기량이 뒤처지는 편이다.
송신영은 올 시즌 LG가 넥센으로부터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 애초에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큼 필요성이 절실했던 선수다. 마운드, 특히 불펜진이 최대 약점인 LG로서는 가장 믿을 만한 불펜투수인 송신영을 놓친다면 큰 전력 공백이 예상된다.
이택근은 공수주를 겸비한 선수다. 이번 FA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올 시즌은 허리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이상열 역시 올 시즌 LG 불펜진의 유일한 좌완 투수로 제 몫을 다했다. 류택현의 부상에 따른 수술, 개인사로 갑작스럽게 팀을 이탈한 오상민 등으로 인해 좌완 기근에 시달렸던 LG 불펜은 이상열의 존재로 그나마 구색을 맞출 수 있었다. 투수 중 최다경기 출장 1위(77경기)도 이상열의 차지였다.
4명 모두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특히 송신영과 이택근의 경우에는 전력 외적으로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택근은 2009년 시즌 종료 후 넥센에 현금 25억원과 포수 박용복, 외야수 강병우를 넘겨주고 영입한 선수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이택근은 팀에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지난 시즌 91경기, 올 시즌 85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팀 성적도 2년 연속 6위였다.
송신영 역시 김성현과 함께 심수창, 박병호와의 2대 2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헐거워진 뒷문을 송신영으로 틀어막고 4강 진출에 마지막 힘을 쏟아봤지만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은 손에 넣지 못했다. 만약 LG가 이들을 다른 팀으로 이적시킨다면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트레이드에 따르는 헛심만 뺀 꼴이 된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팀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미 조인성과 이택근은 "같은 조건이면 LG에 남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또한 조인성의 올 시즌 연봉은 5억원. 조인성을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상금으로 10억~15억원을 LG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8살인 노장 포수를 비싼 보상금까지 치러가며 영입하려는 구단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열의 경우 LG의 마운드에서는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수지만 타구단에서는 큰 매력을 느낄 만한 정도의 선수는 아닐 수 있다. 송신영과 이택근은 구단이 적극적인 협상으로 팀에 눌러 앉힌다는 계획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