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제 어쩌면 마지막 일전이다. 한국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중인 삼성은 31일 잠실 5차전에서 SK에 승리를 거두면 대망의 'V5'를 달성하게 된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뚫고 올라온 SK의 저력도 삼성의 높은 벽에 막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로 류중일 감독은 5차전에서 여지없이 끝장을 볼 태세다.
삼성의 힘은 마운드에서 뿜어져나왔다. 4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삼성은 화력침체로 아슬아슬한 경기를 치렀고, 그나마 4차전에서 장단 13안타 6사사구로 8점을 뽑아내 체면을 차렸을 뿐이다. 하지만 와중에 3승을 챙겼고, 그 원동력은 역시 투수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은 4경기서 총 7실점했다. 그것도 4차전이 타격전 양상으로 벌어져 4점을 내줬기 때문에 실점이 늘어난 것으로 3차전까지는 단 3실점에 그쳤다. 그야말로 삼성은 마운드에서 SK의 창끝을 틀어막았고, 때문에 공격력이 기대에 못미쳐도 3승 고지에 먼저 선착할 수 있었던 셈이다.
4경기 팀 평균자책점만 봐도 삼성 마운드의 위용이 그대로 느껴진다. 12명의 투수가 총 35이닝 동안 단 7실점, 평균자책점이 1.80에 머물렀다. 정현욱(1실점), 윤성환(1실점), 저마노(2실점), 정인욱(3실점)만이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줬고, 나머지 8명은 등판 때마다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많은 3실점을 기록한 정인욱도 4차전 5-1로 리드하던 7회말 박재상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아 아차 하는 순간 내준 점수다. 정인욱의 실점 후 삼성은 안지만과 오승환의 봉쇄투와 타선의 추가득점으로 승리해 별다른 후유증이 없었다.
이에 반해 SK 투수진도 분투했지만, '사자군단'의 싱싱한 어깨에는 못미친다. 총 34이닝 13실점으로 팀 평균자책점은 3.44에 이른다. 페넌트레이스라면 더할 나위 없는 준수한 수치지만, 단기전에서 '철옹성'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삼성 투수진에 비하면, 아쉬움이 크다. 박희수(4실점)가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삼성 타선은 필요한 순간에 점수를 뽑아주면서 투수들의 역투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팀타율은 2할4푼8리(125타수 31안타 23사사구)로 마운드에 비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따져보면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 투수들도 4차전 초중반을 제외하고는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한 적이 없을 정도다. 투수들은 살벌한 SK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진땀을 흘리며 총력을 다했다.
2011 한국시리즈서 이변없이 삼성이 우승을 확정한다면, 그 비결은 투수들의 활약 덕분임이 틀림없다. 지치고 지친 SK 타자들은 삼성 투수들의 힘 넘치는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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