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4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앞으로 삼성은 1승만 추가하면 2006년 이후 5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삼성의 3승은 마운드, 특히 불펜의 활약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4차전에서 삼성은 5-1로 앞서다 박재상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해 5-4까지 추격당했다. 이어 무사 1,3루 위기가 계속돼 동점이나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안지만이 등판해 추가 실점 없이 SK 공격을 봉쇄했다.
4차전 승리의 주역이 안지만이라면, 2-1로 승리한 2차전은 권오준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권오준은 0-0으로 맞서던 6회초 1사 1,2루에서 선발 장원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안치용, 김강민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권오준에 막혀 선취점을 올릴 기회를 못 살린 SK는 6회말 곧바로 2점을 내줬다.
2005년~2006년 오승환과 함께 'KO펀치(권오준의 K, 오승환의 O)'를 구축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큰 힘을 보탰던 권오준. 어느덧 중고참이 돼 5년만의 정상 탈환을 위해 후배들과 함께 팀 마운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권오준은 한국시리즈 2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던 5년 전과 비교해 지금의 삼성 마운드가 더 강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권오준은 "지금이 더 좋다. 예전에는 중간, 마무리밖에 없었는데 올 시즌에는 선발까지 최고의 조합이다"라며 "이렇게 완벽하게 투수 운용이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성 마운드가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자신감과 팀의 전통을 꼽았다. 권오준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 타자에게 지고 들어가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며 "예전부터 선배들이 그렇게 해왔던 것이 전해져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오준은 "우리는 고참들이 나서서 하기 때문에 후배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며 "지금은 최고참 (정)현욱이 형이 그렇지만 예전부터 조계현, 이강철, 박동희, 임창용, 노장진 선배 등 무서운 선배들이 많았다"고 고참 투수들의 솔선수범이 이제는 팀의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전했다.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내년엔 더욱 강한 팀이 돼 있을 것이란 믿음도 엿볼 수 있었다. 권오준은 "우승을 한다면 내년엔 더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계속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는 오랜 기간 전해내려오는 전통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내년에는 더욱 강해져 있을 것이라는 '사자군단'의 마운드, 지금도 강한데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강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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