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류중일 감독이 자신있게 내세운 장원삼 선발 카드가 나름 성공을 거뒀다. 마운드 위에서 장원삼은 안정감 넘치는 피칭을 이어가면서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고, 대구구장을 찾은 삼성 팬들은 '장원삼'을 연호했다.
장원삼은 26일 대구구장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선발등판해 6회초 1사 2, 3루 강판 상황까지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또 바통을 이어받은 권오준이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해 장원삼의 최종 자책점도 제로. 5.1이닝 90구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다.
이날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초반 흔들릴 경우를 대비해 정인욱을 준비시켜 놓았다. 장원삼, 혹은 정인욱까지 포함된 2명의 투수로 6회까지만 버텨주면 이후 불펜을 총출동시킨다는 계획이었다. 1차전 승리 때와 비슷한 마운드 운영 계획이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볼끝이 워낙 좋아 SK 타선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을 정도로 장원삼을 신뢰했다. 또 장원삼이 오래 버텨주는 상황이 생기면 정인욱을 아낄 수 있음도 털어놨다.
실제로 장원삼은 삼진쇼를 펼치면서 5회를 넘겨 마운드를 지켜냈다. 장원삼은 생생한 볼끝의 직구와 슬라이더로 SK 타자들을 요리해나갔다. 매이닝 삼진을 추가하면서 SK의 기세에 틈만 나면 찬물을 끼얹었다.
장원삼은 1회초 정근우와 박재상을 연속삼진으로 솎아내며 위용을 과시하더니 최정에게 2루타,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안치용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1회에만 3삼진이다. 이후 장원삼은 2회초 2사 후 정상호를 2루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후 최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고, 3회초에도 삼자범퇴 속에 2개의 삼진을 추가했다.
4회초에도 선두타자 박정권을 삼진 아웃시키는 등 힘있는 역투로 SK 타선을 봉쇄해나갔다. 1사 후 안치용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맞았지만 장원삼은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 대타 최동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5회초에는 정상호, 최윤석, 정근우를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SK 타자들의 방망이는 무언가에 홀린 듯 허공만 갈랐다. 비록 6회초 박재상에게 볼넷, 최정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줘 무사 2, 3루에 몰린 점이 아쉬웠지만, 좌타자 박정권을 투수 땅볼로 막아낸 후 당당히 어깨를 펴고 강판할 수 있었다.
투수 총력전을 실시하는 단기전임을 감안하면, 장원삼의 이날 호투는 삼성의 투수곳간을 더욱 풍성하게 한 경제적인 소득도 불러왔다. 상대팀 SK의 벌떼야구에 중반까지 홀로 맞서 선전한 장원삼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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